北 계속되는 ‘벼랑끝 전술’

북한이 3일 핵실험 실시 방침을 천명함으로써 또 한 번의 ’벼랑끝 전술’로 나섰다.

벼랑끝 전술은 북한의 대외협상술의 극치라고 할 수 있다. 90년대 제1차 북핵위기 당시 이 전술을 구사함으로써 상당한 수확을 거둔 이후 북한은 그동안 크고 작은 대미, 대남협상에서 이를 즐겨 사용해 왔다.

1차 북핵위기 당시 영변 5㎿(메가와트) 원자로 가동 중단, 폐연료봉 인출, 국제원자력기구(IAEA) 탈퇴 등 잇단 강수 끝에 미국으로부터 200㎿ 경수로 제공, 매년 중유 50만t 제공 등을 골자로 하는 제네바합의를 이끌어 냈다.

98년8월 대포동1호 미사일 발사 역시 벼랑끝 전술의 대표적 사례이다. 96년부터 줄다리기만 거듭해 오던 북미 미사일 협상은 이를 계기로 분위기가 반전했고, 클린턴 행정부는 대북 경제제재 조치를 완화했다.

2002년10월 시작된 제2차 북핵 위기의 발화점이 된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의 ’농축우라늄 핵개발 프로그램’의 전격적 시인도 벼랑끝 전술로 설명될 수 있다.

이후 북한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대북중유 지원 중단에 대응, 핵연료제조공장 및 방사화학실험실 감시 봉인, 감시카메라 제거, IAEA 사찰관 추방,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등 위협 지수를 높여 왔다.

하지만 2차 북핵위기는 북한의 의도 대로만 흐르지는 않았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북한이 원하던 대로 ’착착’ 먹혔던 벼랑끝 전술이 부시 행정부에서는 잘 통하지 않았다.

그동안 북한의 전술에 당할 만큼 당했다고 생각한 미국이 아예 북한의 위협을 무시하는 전략으로 대응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미국 역시 북한의 벼랑 끝 위협을 철저히 무시하는 또 다른 ’벼랑 끝 전략’을 채택한 모습을 보여 왔다.

그러자 북한은 지난해 2.10 외무성 성명을 통해 핵무기 보유 선언을 했고, 급기야 올들어 지난 7월 미사일 시험발사에 이어 핵실험 방침까지 천명한 데 이르렀다.

하지만 미국의 강경 입장이 이번에도 쉽사리 바뀌지는 않을 전망이다. 북한도 이런 점까지 계산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언이 단순한 협상용이 아니라 북한이 ’최악’의 상황까지 각오하고 핵무기 보유를 대내외에 확실히 천명하고 핵주기를 완성키로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이 때문에 나온다.

결국 북한의 극단적 ’위협’에 미국의 ’악의적 무시’ 전략이 맞부딪치면서 국제정치학의 ’게임이론’에서 비이성적 게임의 대표적 형태로 꼽히는 ’치킨게임(자동차를 서로 마주보고 전속력으로 달리다가 목숨이 아까워 먼저 피하는 쪽이 지는 게임)’의 진행 속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