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경제제재는 회담의제’ 당연시

북한은 11일 끝난 제5차 6자회담 1단계 회담에서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했다.

북한 대표단은 미국의 마카오 은행에 대한 북한 불법자금 돈세탁 주장, 미국 내 북한 기업에 대한 자산동결, 조지 부시 대통령의 ’폭군’ 발언 등을 6자회담 공동성명(9.19) 정신에 반하는 말과 행동이라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10일 북한이 제기한 문제를 “회담 밖의 이슈”라고 일축했다.

특히 대북 자산동결 조치 등에 대해서는 “법 집행에 관한 문제”라며 “사법 당국의 문제는 6자회담의 이슈가 아니며 재무부가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제재는 순전히 법적인 문제로 한반도 핵문제, 그 중에서도 북한의 핵무기 및 핵프로그램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6자회담과 별도의 문제라는 입장이다.

북한은 그러나 미국의 경제제재를 대북 적대시 정책의 한 축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의 적대정책에 의해 1994년 10월 체결한 북.미 기본합의문이 파기됐고 한반도 핵위기가 불거졌다는 것이 북한 측의 일관된 입장이다.

6자회담 개최의 목적도 결국 핵문제의 근원인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을 끝내고 관계 정상화를 이루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18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도 “미국이 최근 우리의 그 무슨 ’마약거래, 화폐위조 등 비법(불법)거래설’에 대해 떠들면서 우리의 합법적인 금융거래를 차단하는 제재 조치를 실제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며 “부시 행정부가 6자회담 공동성명을 이행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미국 측은 경제제재가 ’회담 밖’의 사안으로 간주하고 있지만 북한의 관점에서는 핵문제와 긴밀하게 연관된 ’회담 안’ 사안인 셈이다.

공동성명도 2항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미합중국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고, 평화적으로 공존하며 각자의 정책에 따라 관계정상화를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하였다”고 밝혔다.

북한은 미국이 이러한 공동성명의 정신에 기초해 양국이 말과 행동으로 변화를 보여줘야 하는데, 최근 일련의 조치들은 그러한 ’기대’에 어긋난다고 판단하고 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폭군’으로 지칭한 사실도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에 변함이 없음을 내비친 것이다.

북한은 또한 미국이 북한과 함께 핵무기비확산조약(NPT) 밖에 있는 핵보유국인 인도, 파키스탄은 문제삼지 않는 등 차별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핵무기를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힐 차관부는 이에 대해 “북한이 NPT를 탈퇴함으로써 다른 나라들이 북측과 협조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다”며 “인도와 북한은 상황이 다르고 전혀 다른 나라”라고 간략히 언급했을 뿐이다.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 움직임과 김 위원장에 대한 평가 등 북.미 양측의 관점에 따라 6자회담의 ’안’ 또는 ’밖’에 놓일 사안은 향후 6자회담에서 ’넘어야 할 또 하나의 산’으로 등장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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