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경제난 타개 ‘자력갱생’ 강조

북한 언론이 최근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자체의 힘으로 살아간다는 자력갱생을 부쩍 강조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북한 노동신문은 27일 ’자력갱생의 혁명정신으로 더 큰 비약을 일으켜 나가자’ 제목의 사설에 이어 29일에는 ’자력갱생의 구호를 구현하기 위한 근본요구’라는 논설을 게재, 자력갱생의 절박성을 역설했다.

북한은 정권 수립 이후 줄곧 자력갱생을 외쳐왔지만 최근 경제개혁에 주력하면서 이를 더욱 강조하는 것은 미국의 금융제재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노동신문이 “우리식 사회주의의 전진을 가로막으려는 제국주의자들의 책동이 날로 악랄해지고 있다”며 “자력갱생을 해야 그 어떤 경제파동에도 끄떡없이 제 발로 걸어나갈 수 있다”고 주장한 데서 이를 엿볼 수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최근 경제부문 간부들에게 미국의 제재에 대응해 자력갱생의 구호를 더 높이 들고 나가야 한다고 수차례 지시했으며 언론의 논조도 이를 반영한 것이라고 대북소식통들은 전하고 있다.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와 위폐 등으로 대외금융창구가 막히면서 ’핏줄을 조이는 행위’라고 토로할 정도로 경제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대외적으로는 남한 및 중국과 경제협력에 힘을 쏟는 동시에 내부적으로는 자력갱생 분위기가 더욱 요구되기 때문이다.

주목되는 점은 북한이 최근 추구하는 자력갱생이 ’뒤떨어진 것을 창의고안하는 식’이라도 무조건 자체적으로 해결만 하면 그만이라던 과거의 자력갱생과는 거리가 있는 것. 즉 현대적 과학기술에 기초한 자력갱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노동신문은 “오늘의 자력갱생은 세세기의 요구에 맞게 현대 과학기술에 기초한 자력갱생으로 돼야 한다”며 “모든 분야에서 우리의 실정에 맞게 첨단과학기술 분야를 개척하고 적극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자력갱생의 정신에 현대과학기술을 결합시키는 것이 노동당의 경제강국 건설정책이라며 중요한 경제전략인 개건.현대화도 “자력갱생의 원칙에서 요긴하고 실리가 있는 대상부터 실현하는 방법으로 실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2년 7.1경제관리개선 조치 이후 기관.기업소의 경영자율권을 대폭 확대하고 독립채산제를 강화한 상황에서 단위별로 자력갱생을 통해 최신과학기술 개발과 도입을 실현하고 개건.현대화에 필요한 자재.자금을 마련함으로써 경제성장을 이룩해 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평양의 한 일용품공장 지배인도 조선신보와 인터뷰에서 “조건이 보장되기만을 기다린다면 언제가도 개건.현대화 사업을 해낼 수 없다”며 “자력갱생의 원칙에서 새 기술도 개발하고 자재.자금문제도 자체로 풀면서 설비갱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의 압박이 갈수록 거세지는 속에서 자력갱생의 구호는 하나의 정치적 캠페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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