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경제난 이후 ‘돈주’-‘바닥’ 계층분화

북한 사회가 1990년대 경제난 이후 생계형 시장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경제적 격차로 인한 계층 분화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조정아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15일 서울대에서 열린 북한사회문화학회 학술대회에서 북한 문학과 탈북자 증언을 바탕으로 경제난 이후 북한 사회의 변화상을 분석한 결과 이같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조 연구위원은 “북한은 경제난을 겪은 1990년대 계획경제의 약화와 배급제의 기능정지로 시장적 질서가 확대됐고 주민들은 시장과 다양한 방식으로 연계되기 시작했다”면서 “시장과의 연계방식에 따른 가구별 수입차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경제적 계층 분화를 가져왔다”고 진단했다.

그는 경제난으로 기본적인 사회 안전망이 파괴된 가운데 새로운 시장적 질서에 적응하지 못해 ’바닥’ 생활을 하는 빈곤층이 증가한 반면 새로운 삶의 방식에 먼저 적응한 사람들은 ’돈주’라는 경제적 상층을 형성해 계층 분화가 이뤄진 것을 가장 두드러진 특징으로 꼽았다.

이들 돈주에는 장사에 일찍 눈을 뜬 사람, 무역과 관련된 직업이나 지위를 이용해 부를 축적하기 쉬운 사람, 고위급 당 간부와 안전부 관료 등이 포함된다.

또한 암시장 경제와 간부의 공공권력 유착이라는 새로운 ’북한식 정경유착’도 일어 당 간부 등 정치적 지배 계층이 시장 확대과정에서 정치적 권력을 경제적 자산으로 바꿔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교사, 의사, 사무직 등 인텔리(지식인) 계층의 하향화 추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과거에는 노동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직업 지위가 높았고 사회적으로 존경받았던 인텔리 계층 중 많은 사람이 시장을 반(反) 사회주의적이라고 인식하거나 사회적 위신 때문에 일찍 시장에 뛰어들지 못해 경제적 하위 계층으로 전락했다는 것.

그는 “예전에는 김일성종합대학이나 김책공업대학을 졸업하면 공무원으로 바로 취직이 가능했지만 요즘은 이과계통의 값이 폭락해 박사도 산에 가서 나무하고 쌀이 없어 책도 팔아야 한다”는 탈북자의 증언을 전하기도 했다.

조 연구위원은 또 “북한의 7.1경제관리개선조치, 시장확대조치, 법제 개정 등은 제도차원에서 시장을 부분적으로 수용하려는 시도인 동시에 아래로부터의 변화를 반영함으로써 북한사회를 유지해왔던 사회주의 원칙의 급격한 변화를 방지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아울러 “북한에서 점진적인 개방과 시장 질서의 확대나 급격한 사회구조적 변화가 일어날 것인가는 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주민들의 상호 작용과 정부의 정책의지 뿐만 아니라 핵문제 등 복합적인 국제정치적 변수들의 결합 양상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