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경제난’ 심화됐지만 ‘김정일 체제’는 견고해”

올해 상반기 북한의 대내외 정세를 분석한 결과, 식량난과 시장화의 확산으로 인한 내부 정세의 불안을 겪고 있긴 하지만, 김정일 체제는 대체로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통일연구원은 31일 발간한 ‘상반기 북한 대내외 정세’에서 “지난 5월 말 ‘김정일 유고설’이 유포되기도 했지만 현재로서는 김정일이 쿠데타, 민중혁명 등에 의해 유고될 가능성은 낮다”며 “김정일은 건강 이상설에도 불구하고 48회에 걸친 현지 지도를 포함, 왕성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권력누수 현상은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김정일 위상의 견고성에도 불구하고 경제난으로 인한 일부 불만세력 무마를 위해 설득과 강제를 병행한 통치방식이 구사되고 있다”며 “북한 내 과도한 시장주의 존재를 개탄하면서 주민들의 사상이완방지를 위해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분석했다.

◆北 대내정세 ‘식량난 악화·권력엘리트 교체’=이 외에도 “정치적 일탈자 단속을 통해 장성택 당 중앙위 행정부장 중심의 부패척결 사업을 지속했다”며 “최근 북한에는 외화벌이꾼이 중심이 된 ‘신흥부자’가 등장했고, 이들은 주로 마약 등을 비법적으로 거래해 부를 축적한 것으로 추론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권력 엘리트들의 고령화로 인한 자연사가 발생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권력엘리트 교체가 진행되고 있다”며 “권호웅 남북장관급회담 대표나 림경남 내각 무역상이 경질 되는 등 업무상 실수나 정책실패로 인해 교체된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식량사정과 관련 “2008년 상반기 북한의 식량수급은 작황부진과 국제사회의 지원 감소 등으로 2002년 이후 가장 심각한 상황을 맞고 있다”며, 또한 “시장 통제에 따른 식량 유통 문제 및 일부 매점매석 등도 주민들의 식량조달을 제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북한은 “시장화 진전, 자본주의 사상 유입 등에 따른 체제이완을 방지하기 위해 사회주의 사상교양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며 “북미관계의 진전에 따라 주민들의 대미의식이 변화할 것을 우려, 제국주의에 대한 환상을 경계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난 심화와 대외사조 유입에 따른 주민 동요 및 일탈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각종 검열을 강화했다”며 “정보 유출에 대한 경각심을 제고하고 손전화기(휴대폰) 사용, 도강, 간첩 행위 등 관련 행위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북한은 8월 8일 개막하는 베이징 올림픽과 연계한 외국인의 북한 관광 특수에 큰 기대를 걸고 해외 관광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베이징 올림픽 개막 4일 전인 8월 4일에는 아리랑 공연이 시작되고, 아리랑 공연이 없는 낮 시간에는 ‘번영하라 조국이여’도 공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北 대외정세 ‘對美-對中 관계 개선’=북한은 대외관계 면에서 “체제안전 보장 및 경제난 해결의 열쇠는 북미관계 개선에 있다는 판단 하에 대미 ‘중심고리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개선 노력의 일환으로 뉴욕 필하모닉교향악단을 평양에 초청해 공연을 개최하고 이례적으로 집중 홍보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금년 하반기에는 중국과의 우호관계 회복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대미관계 개선에 ‘올인’한 이유는 북핵실험 이후 대북 지원에 소극적이었던 중국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술이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대남정책에 있어서는 “통미봉남의 모습을 띠고 있으나, 전통적인 통미봉남과 달리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만을 집중 공격하면서도 절제된 긴장고조와 당국·비당국 분리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비핵·개방·3000 등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구체적으로 비판할 뿐 아니라 이 대통령 및 통일부 장·차관 등 정부 당국자의 실명을 거론해 비판하고 있다”며, 이 외에도 “북한은 군사적 시위 등을 하기도 했으나 한편으로 절제된 행동을 통해 남한 내 여론의 지지를 사고, 이명박 정부를 압박하려고 한다”고 진단했다.

또한 “북한은 미국 쇠고기 수입 문제와 이로 인해 촉발된 남한 내 촛불시위에 적극 개입해 선동했다”며 “촛불시위에 편승해 이명박 정부에 대한 비난수위를 높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금강산 피격사건으로 수세에 몰렸던 북한은 국제무대에서 ‘10·4선언’ 이슈화 시도로 다시 남한을 압박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북한의 국제무대에서의 대남압박 전략은 지난 10년간의 남한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국제사회로 경협의 범위를 다각화하려는 전략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