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경제개혁 파트너는 중국, 노선은 베트남식”

북한이 김정은 체제 들어 새로운 경제관리체제를 준비하는 등 내부 경제개혁에 본격적인 시동을 켤 태세다. 이런 가운데 13일 북한 장성택이 50여 명의 대표단을 이끌고 5일간의 방중(訪中)에 나섰다.


이에 앞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5일부터 베트남을 방문했다. 사회주의 체제에서 시장경제를 도입한 두 국가에 명목상 국가수반(김영남)과 실질적인 2인자(장성택)을 잇따라 파견한 것이다. 


물론 북한 지도부에서 2인자 독주체제를 구축한 장성택과 김영남의 베트남 방문은 중량감에서 큰 차이가 있다. 그 대상이 중국과 베트남이라는 점도 비교 자체가 무의미하다. 


북한은 장성택의 이번 방중을 통해 정치적으론 대를 이은 친선을 강조함으로서 양국간 친선우호를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방중기간 황금평과 라선시를 공동개발하는 북중 공동지도위원회 제3차 회의 참석과 중국 남부와 동북3성 시찰 등의 일정을 소화하면서 중국식 개혁개방에 대한 관심을 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성택 일행의 이번 방중은 최근 새로운 경제체제에 대한 지지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중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친중파로 분류되는 장성택을 단장으로 방중단을 구성한 것도 중국 측으로부터 환심을 사기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김정은은 중국의 경제적 지원을 원하지만 개방 노선은 베트남식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베트남 총리와의 회담에서 베트남의 국가발전 경험을 전수받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주목을 받았다. 


베트남의 개혁개방정책인 도이모이(쇄신을 뜻하는 베트남어) 경험을 전수해 달라는 공식 요청으로도 해석되는 대목이다. 베트남식 페레스토로이카(개혁정책)로 평가받는 도이모이는 사회주의 기초 골격을 유지하면서 자본주의 방식을 접목하려는 정책으로 평가된다. 


김 상임위원장의 베트남 방문보다 앞선 지난 7월 31일 성자립 김일성종합대학 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이 대학 대표단이 열흘간 베트남과 중국을 방문했는데, 북한 대학생 유학 방안이 협의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고위 탈북자는 “북한과 베트남은 냉전에 의해 분단됐고, 미국과 맞싸운 전쟁을 벌였으며 오랫동안 미국의 제재와 압력에 맞선 공산주의 국가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며 “2007년 말부터 북한은 베트남의 경제개혁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이 외교적 고립에서 벗어나 미국과의 관계를 정상화 했고 시장중심적인 개혁을 시작해 외국투자를 유치하는 등 파괴된 경제를 획기적으로 개선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도 북한 권력자들의 환심을 샀다”고 밝혔다.


북한 당국이 중국 보다 베트남식 경제정책에 관심을 두는 근본적인 이유는 공산당이 정책뿐아니라 경제사업까지 직접 도맡아 진행하는 행정대행(行政代行) 방식이라는 점에서다.


현재 중국식 개혁개방은 당적 지도와 행정기관 집행이라는 이원적인 구조여서, 속도를 내자면 베트남식이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한다. 베트남은 중국보다 10년 뒤진 1986년부터 개혁개방 정책을 취했으나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며 신흥경제국으로 발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