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경제개선 바람 뚝 끊겼다?…10월들어 잠잠

북한이 새로운 경제조치인 6.28방침을 이달 1일부터 본격 시행할 것을 주민들에게 예고했으나 이달 들어 신경제관리와 관련된 각 단위별 교양 및 시행 조치 하달을 일체 중단시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8일 오전 통화에서 “이달 들어 경제조치 시행에 대해 위(당국)에서 내려오던 각종 교육 내용과 시행 조치들이 갑자기 중단됐다”면서 “사전에 아무런 설명 없이 일체의 언급이 없자 군당 간부들도 입장이 난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공장·기업소와 협동농장의 자율성 증대 및 배급제 완화를 핵심 골자로 하는 ‘新경제관리 개선조치’의 연내(2012년 추곡수매부터 적용) 실시를 위해 7월부터 유선방송(3방송) 등을 통해 주민 교양을 실시하고 시행 방안을 단계적으로 공개해왔다.    


그러나 지난달 하순부터 이상 징후가 하나 둘 발견되기 시작했다. 지난달 25일 소집된 최고인민회의에서 관련 조치나 법령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 시행’만을 발표해 내부에서조차 맥 빠진 대회라는 지적이 나왔다. 


북한 당국이 예고한 10월 시행이 연기되는 조짐을 보이자, 간부들은 전면 도입을 위한 여건이 아직 마련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2002년 7.1조치가 김정일의 2001년 10.4방침이 나온 지 9개월만에 실시된 것에 반해 6.28방침 이후 3개월만에 전격 시행은 무리였다는 지적이다. 


북한 시장에서는 신경제관리 조치 시행 소식이 알려지면서 환율과 물가가 동반 급상승하는 초인플레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북한이 준비 미흡을 이유로 경제개선 조치 시행을 미룰 경우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정책에 대해 시행령까지 내렸다가 취소한 사례는 극히 드문데다 그렇지 않아도 신경제조치에 의구심을 보였던 시장과 주민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북한 당국의 좌충우돌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때문에 김정은의 국정 장악력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미국과 관계 개선을 위한 2·29 베이징 합의를 해놓고 ‘광명성3호’ 발사로 이를 뒤집었다. 핵실험 징후를 노출했다가 5월에는 중단을 시사하는 발표를 했다. 4월에는 대남 비난 성명에 이어 ‘특별행동 개시’ 발표까지 해놓고 말 폭탄으로 그쳤다. 9월에 집중된 NLL 침범도 우리 정부의 단호한 대응이 천명되자 중단됐다. 


다만 경제조치를 준비하는 생산단위의 움직임은 여전히 관측되고 있다. 공장 기업소 별로 현실에 부합하는 새로운 생산지표를 제출하고, 상급단위(내각 부서)에서는 이에 대한 평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부 공장은 외부 자본을 들여와 업종 전환을 시도하고 부실기업 통폐합 조치도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는 청진화학공장이다. 최근 중국과 합작으로 청진 종이생산공장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이 공장은 3,000여명의 노동자를 둔 1급 기업소로 청진제강소, 김책제철소와 함께 청진의 3대 기업으로 손꼽힌다. 그러나 80년대부터 공장 운영이 사실상 중단된 대표적인 부실 기업이었다. 목재에서 원료를 추출 방식인 스프사(SF yarn)계열의 섬유 및 직물을 생산했지만, 최근 중국 자본의 투자를 통해 초기원료 가공 공정이 비슷한 종이공장으로 탈바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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