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경제개방 땐 파산법.회사법 우선 제정해야”

북한이 개방을 추진하며 경제 효율성을 높이려면 국영기업 중심의 산업을 전면 민영화할 수 있는 파산법이나 회사법 등의 법제를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고려대 북한학연구소의 정순원 연구원이 31일 주장했다.

정 연구원은 이날 북한법연구회 월례발표회에 앞서 미리 배포한 발제문에서 “북한의 산업구조가 매우 공업화된 상황에서 국영부문을 개혁하지 않은 채 비국영부문을 확대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 법제로는 효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개방 초기단계에 파산법과 회사법을 신속히 제정, 국영기업 구조조정을 단행함으로써 자원과 노동을 재배치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정 연구원은 ‘북한의 경제체제 전환과 법제정비 방안’ 제하의 발제문 서두에서 “북한이 경제개방을 추진한다는 가정과 핵문제가 원만히 해결돼 국제사회의 지원을 가로막던 장애가 해결됐다는 가정 아래” 이러한 입법 과제를 제시했다.

그는 이러한 북한의 법제 정비 목적을 “단기적으로 성장동력을 찾아 인플레이션 위기나 채무 누적 등 사회주의 경제구조의 폐해에서 벗어나고 투자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국제통화기금이나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 유엔개발계획 등 국제금융기구와 6자회담 참가국인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이 “파트너그룹”을 형성해 북한의 법제 정비에 참여하는 방안도 내놨다.

그는 그러나 “집단지도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베트남과 달리 권력의 분산을 용인하지 않는” 북한에서는 법제정비의 범위가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북한 당국은 지역적으로 차이를 두거나 법제간 발전속도의 차이를 유지하는 ‘선택적 불균형 전략’을 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서 독립채산제가 확대됨에 따라 국가계획에 의한 경제거래만 인정하는 ‘사회주의 계약법’의 효과가 줄어들고 있다”면서 “향후 시장경제적 계약 개념의 적용이 쉬워질 것이며 국가적으로 중요성이 높지 않은 소비재, 즉 인민생활과 관련된 부분은 공장.기업소에 경영을 맡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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