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건설 중인 경수로를 통해 무기급 플루토늄을 생산할 경우 2016년까지 최대 48기의 핵무기를 보유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의 핵 안보 관련 민간 씽크탱크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16일(현지시간) ‘북한의 플루토늄 및 무기급 우라늄 추정 비축량’ 보고서에서 여러 전제를 가정해 이같이 전망하며 “북한의 핵개발이 국제 사회에 줄 위협을 회피하는 최고의 방안은 대화와 협상”이라고 덧붙였다.
ISIS는 최근 공개한 영변 핵 시설 단지의 위성사진을 근거로 이곳에 신설 중인 경수로가 2013년 하반기에 완성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현재 무기급 플루토늄을 생산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무기급 우라늄을 만드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영변에만 원심분리시설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2015년이나 2016년께에는 핵무기를 위한 상당량의 우라늄은 물론 플루토늄 생산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1기의 핵무기에 2~5㎏의 플루토늄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최소 6기에서 최대 18기의 핵무기(평균값 12기)를 이미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영변의 원심분리시설이 빠른 속도로 건설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른 지역에 우라늄 농축시설이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향후 핵무기 생산능력이 더 확대될 것으로 우려했다.
이어 보고서는 “북한이 경수로를 통해 무기급 플루토늄을 생산하고 현재 영변 이외에 또 다른 원심분리기 시설을 보유해 p2형 원심분리기가 2014년부터 매년 천 개 씩 증가할 경우 2016년 말까지 최대 48개의 핵무기를 만들수 있다”고 추정했다.
1개의 원심분리기를 가동하면 2015~2016년 28~39기, 2개의 원심분리기를 돌리면 37~48기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이 무기용 플루토늄을 더는 생산하지 않고 실험 경수로에서 저농축 우라늄(LEU)을 생산한다는 가정 아래 원심분리기가 1개라면 2016년까지 14~25기, 제2의 농축 시설이 존재한다면 23~34기를 생산 할 수 있을것으로 추산했다.
이어 경수로에서 LEU가 아닌 WGU(무기급 우라늄)를 생산한다면 원심분리기가 1개일 때 21~32기, 2개일 때는 26~37기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 능력을 추정하는 데는 불확실성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비밀 원심분리 시설의 존재 여부와 개수, 능력 등을 파악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라면서 “미국과 동맹국은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무기 능력 확대라는 잠재적 위협을 차단하기 위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북핵 6자 회담과 관련 “플루토늄 생산을 위한 경수로 이용 금지 등을 회담 재개의 선결조건으로 내거는 것은 바람직하다”며 “협상이 재개된다면 국제사회는 북한에 대해 조건부로 3, 4% 수준의 LEU를 제공하는 방안 등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중국은) 자체 수출통제법을 강화하고 집행 수위를 높이는 한편 유엔 안보리 제재 규정을 성실하게 이행함으로써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위한 물자 조달을 차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도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사용될 수 있는 금지 물자 리스트를 추가하는 동시에 북한의 물자조달을 더욱 어렵게 하는 새로운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개발해야 하고 중국 내에 자회사를 둔 미국 업체들과 협조해 북한의 밀수를 감시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