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경수로 건설 핵협상 숨은 장애요인”

클린턴 행정부 시절 북핵협상을 담당했던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국무부 차관보는 9일 북한의 에너지 부족 문제를 가장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경수로 건설 문제는 향후 핵협상 과정에서 숨겨진 장애요인으로 떠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북한의 핵무기 기술이 시리아와 같은 국가나 알 카에다 등 테러집단에 이전되는 것은 미국의 인내의 한계를 넘는 ‘레드 라인(Red Line)'”이며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진전양상을 보이고 있는 북핵협상이 언제든 틀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갈루치 전 차관보는 이날 워싱턴 주미한국대사관의 코러스 하우스에서 `우리는 북한과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주제강연에서 “1994년 협상에서 경수로 건설은 중요한 문제였다”면서 “이 문제가 핵 협상 과정에서 또 다른 숨겨진 장애물이 되지 않을까 우려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또 최근 이스라엘의 시리아 공습사건을 언급하면서 북한의 핵기술과 물질의 이전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갈루치 전 차관보는 “우리는 북한과 길고, 순탄치 않은 길을 걸어왔기 때문에 이 문제(북한의 핵기술 이전)는 미국에 너무나도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핵물질이나 무기설계 이전을 의도적으로 추진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면 우리는 핵공격을 당할 수도 있고 핵 억제력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그런 상황을 참을 수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갈루치 전 차관보는 특히 “그런 상황은 극적인 국면이 될 수 밖에 없으며 극적인 국면이란 말을 하기보다는 행동을 해야 하는 때를 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핵협상은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을 계속 유지할 것이냐 하는 근본적이고 지속적인 문제”라면서 “틀어질 가능성이 언제든 있을 수 있으며 북한은 과거에 미국을 속인 적이 있기 때문에 핵협상이 궤도를 이탈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갈루치 전 차관보는 북핵협상에서 북한의 플루토늄 보유량 및 파키스탄으로 반입한 원심분리기와 핵무기 제조기기에 대한 완전한 정확한 선언이 필요하고 추가적인 핵무기 제조에 대해 밝히는 게 중요하다면서 북한은 12개 정도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50∼60㎏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의 핵군축이 진전될 경우에는 핵관련 과학자들의 해외유출 등을 막기 위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와 같은 무기과학자들을 위한 국제과학기술센터를 북한에 건립하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갈루치 전 차관보는 부시 행정부와 최근 북핵협상과 관련,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정책의 방향을 따르기까지 5년이나 걸렸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북한이 수십 ㎏의 플루토늄을 생산하고 핵무기를 실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미국 안보차원에서 적지 않은 실패를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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