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경수로 건설” 美 압박…체제유지용 ‘쌀’ 요구

북한이 3차 미북 비핵화 회담에서 미국의 식량지원을 얻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다방면으로 진행하고 있다. 


미북은 ‘뉴욕채널’을 통해 지난달 대북 인도적 지원과 우라늄농축 프로그램(UEP) 중단을 조건으로 3차 비핵화 회담을 재개키로 합의했다. 그러나 김정일이 급사로 회담이 잠정 중단됐다. 북한은 올해 회담 재개를 준비하면서 식량을 지원 받겠다는 의사를 반복해서 표시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11일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우라늄 농축 임시 중지에 따른 식량제공 합의를 이행할 것을 촉구한 데 이어 14일에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인 조선신보를 통해 ‘식량지원 안하면 비핵화조치 없다’라고 밝혔다.


외무성을 통해선 “신뢰조성 의지를 지켜보겠다”며 다소 완곡한 표현을 사용했지만, 조선신보에서는 ‘시험용 경수로 건설’을 거론해 ‘식량지원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공세적인 메시지를 미국에 보냈다.


북한은 당초 합의했던 지원규모 24만t 보다 더 많은 양을 지원해 주고 품목도 쌀을 포함한 알곡(grain)을 포함시켜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식량지원에 나설 경우, 북한은 3차 비핵화 회담에 응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미국은 전용 가능성이 적은 영양식 품목만 지원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조선신보는 식량지원이 영양지원으로 제한되고 알곡이 분유 등으로 ‘품목 변경’된 점을 지적하면서 오바마 정부가 대화의 진전에 제동을 걸어보려는 속셈이라고 주장했다.


우선 북한의 태도는 ‘UEP 중단’ 카드를 통해 체제 안정에 보다 도움이 되는 식량 지원을 많이 확보하겠다는 포석으로 볼 수 있다. 또한 김정일 사후 체제 안정이 최대 과제로 떠오른 만큼 북한이 보다 공세적인 행보로 다음 회담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러한 행동은 북한이 비핵화 회담 진전 의사가 있음에도 미국의 소극적인 태도 때문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식으로 책임을 전가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빅토리아 눌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9일 브리핑에서 “새해 들어서도 뉴욕에서 전화통화들이 있었지만 결론이 내려지지 않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이 전용 가능한 식량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고 북한이 이를 문제 삼아 식량지원 품목 변경을 고수할 경우 3차 비핵화 회담 조기 재개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 12일 북한이 체제 안착에 주력할 가능성이 있어 6자회담 재개가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고 밝혔다. 이는 3차 미북 비핵화 회담이 당초 예상보다 더 늦어질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대외 행보보다 체제 안착에 더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체제 안착에 도움이 되는 쌀 등을 지원하지 않을 경우 3차 비핵화 회담 조기 재개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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