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경비정 NLL 침범…南 대비태세 떠보기?

북한 함정이 천안함 사건 이후 처음으로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 그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16일 함참에 따르면 북한 경비정 1척이 15일 오후 10시13분께 서해 NLL을 1.4마일까지 침범, 연평도 서북방 8.5마일 해역으로 남하하다 우리 해군의 경고통신을 받고 30분만에 북상했다.


이후 또 다른 북한 경비정이 11시30분께 같은 해역으로 NLL을 1.3마일을 넘어와 우리 해군의 경고통신을 무시하고 계속 남하했으나, 우리 군의 2차례 경고사격을 받고 9분만에 북한해역으로 돌아갔다.


주말을 이용한 북한 경비정의 NLL 침범은 천안함 사고 이전 행태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군 관계자의 평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방부의 천안함 조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한국과 국제 여론을 의식한 ‘물타기 용’ 행동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20일로 예정되어 있는 민군합동조사단(합조단)의 발표에서 천안함 침몰 원인으로 북한을 지목할 경우 적지않은 후폭풍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3일 첫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에서 “외부 위협에 대해 근본적으로 재평가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국방 개혁 2020 계획에서부터 모든 것을 현실에 맞게 해결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북 안보태세에 대한 ‘새판짜기’를 지시한 것이다.


합조단 발표를 앞두고 국제사회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미 행정부와 의회는 벌써부터 한국과의 공조를 다짐하고 있고, 15일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에 참석한 오카다 카츠야 일본 외무대신 역시 천안함 침몰 사건을 두고 “한국에 대한 필요한 지지를 아끼지 않겠다”며 일본 정부의 입장을 전달했다.


중국이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합조단의 발표에 따라 국제공조의 강도와 내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 시점에 북한이 경비정을 내려보내 NLL을 침범한 것을 두고 NLL이 여전히 ‘남북간 군사분쟁지역’ 임을 국제사회에 강조해 북한의 ‘테러국 이미지’가 강화될 것에 대한 사전예방 효과를 노린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천안함 사건의 본질이 ‘북한이 남한 수역을 침범해 자행한 테러’로 규정되는 것을 막고, ‘남북간 군사분쟁지역에서 일어난 우발적 사고’로 몰아가기 위한 행보라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번 경비정 남하를 통해 NLL에 대한 평상적인 순찰을 진행할 정도로 ‘태연하다’는 점을 상기, 자신들이 천안함 사건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점을 암시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합참에서는 북한 경비정의 NLL 침범이 천안함 사건 이후 우리 군의 대비태세를 파악하기 위한 일종의 ‘미끼’ 일 수도 있다고 보고, 여러 각도에서 북한의 의도를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