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경고사격 1발, 조준사격 3발 쐈다”

북한군에 의한 금강산 관광객 고(故) 박왕자 씨 피격 사망 사건에 대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12일부터 3박 4일간 금강산을 방문하고 돌아온 현대아산 윤만준 사장이 북측의 상황 설명과 현장 조사 결과 초동 보고와 몇 가지 다른 사항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윤 사장은 16일 현대그룹 계동빌딩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총 3회에 걸쳐 해수욕장 주변 현장을 조사했으며, 그 중 두 번은 사고시간 대인 새벽 4시부터 5시 사이에 진행했다”며 “사고자가 묵었던 호텔부터 해수욕장 경계 울타리까지의 이동경로를 실측하며 사고 당일 사고자의 동선을 추정해 보았다”고 말했다.

윤 사장은 “사고자가 묵었던 비치호텔의 CCTV를 판독해 본 결과 사고자가 숙소를 나선 시간이 새벽 4시 18분이었음이 확인됐다”며 “이는 당초 알려진 4시 31분 보다 13분이 빠른 시간이며, 이런 차이가 발생한 이유를 GPS 장치를 통해 확인해 본 결과 CCTV에 설정된 시간이 실제 시간보다 12분 50초가 빨리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고 당일 초동보고의 내용과 이번 방문기간에 파악한 내용에 다소 차이가 나는 이유는 당시 초동보고의 내용이 정확한 현장조사나 실측을 통해 이뤄진 것이 아니라 현장 확인을 갔던 북측 관계자와 우리 직원들이 현장에서 눈으로 대략 가늠한 결과이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 외에도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측이 전달한 북한군의 조사보고에 따르면, 북측 초병에 의해 사고자가 최초로 목격된 시간과 위치, 사고자가 피격된 지점 사고 당시의 정황도 초동보고의 내용과 다소 차이가 있다”고 윤 사장은 설명했다.

“명승지 측에 따르면 북측 초병이 사고자를 최초 목격한 시간은 새벽 4시 50분 경이었으며, 위치는 해수욕장 경계 울타리로부터 약 800미터 떨어진 지점이었고, 당시 사고자는 빠른 걸음으로 기생바위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른 새벽이었으므로 사고자를 목격한 북측 초병이 사고자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기 힘든 상황에서 ‘섯! 움직이면 쏜다’를 3회 반복하며 사고자를 제지했으나 사고자는 정지 요구에 불응하고 오던 길을 황급히 되돌아 뛰어가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북측은 “사고자는 평지처럼 다져진 해안가를 이용해 달렸고, 북측 초병은 발이 빠지는 모래사장 위로 추격하다보니 초병과 사고자 사이의 거리가 점점 멀어졌고, 이에 경고 사격을 한 차례 했으나 그렇게 해도 멈추지 않자 세 발의 조준사격을 하게 됐다고 해명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고자가 두 발의 총에 맞아 사망한 지점은 경계선으로부터 약 300미터 떨어진 지점이었으며, 그 시간은 새벽 4시 55분에서 5시 사이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윤 사장은 “사건 발생 후 북측이 현대 측에 사고 사실을 알려온 시간은 9시 20분으로 약 4시간이 경과된 시점이었다”며 “북측은 사고자가 관광증은 물론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현대 측에 통보가 늦어졌다고 해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측이) 합동조사에 대해서는 ‘수용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완강히 고수해 양측의 의견 접근을 이룰 수 없었다”고 윤 사장은 밝혔다.

다만 “북측은 금강산 관광 개시 이래 가장 비극적인 이번 사태에 대해 나름대로 유감의 뜻을 표했으며, 관광객의 피격이라는 불상사가 일어난 것에 대해 상당히 고심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또한 “이런 사건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데 대해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 사장은 “이번 방문 기간 동안 금강산 관광의 북측 주무기관인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현지 책임자 3~4명을 세 차례 만나 이번 사건에 대한 남측의 시각과 정서, 심각한 여론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건의 수습을 위해서는 남북의 합동 진상조사가 절대로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북측에서 이에 협조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며 “또한 이번 사건의 해결을 위해 남북대화가 필요하다는 것도 수차례 강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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