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생겨 치료가 어려운 내성결핵 환자가 증가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13년 간 대북 결핵치료사업을 펴온 유진벨재단이 2일 전했다.
유진벨재단은 “지난 몇 년 간 북한 결핵요양소를 방문한 결과 대부분의 요양소에서 내성결핵으로 판단되는 환자가 전체 결핵 입원환자의 30% 이상으로 추정된다”며 “내성결핵이 증가 추세에 있다”고 주장했다.
재단은 또 올해 상반기 6개 결핵요양소에서 내성결핵으로 추정되는 결핵환자 20여명의 객담(가래)을 수거, 국내에서 검사를 실시한 결과 “채취 객담의 60% 이상에서 2가지 이상의 항생제에 대한 내성결핵균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유진벨재단은 이에 따라 지난달 방북시 20여 명의 내성결핵 환자를 위한 6개월 분의 치료약을 지원한 것을 시작으로 중장기 내성결핵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북한에 내성결핵 치료센터 및 연구소 설립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반 결핵의 경우 3만 원 정도의 약품으로 6개월 간 치료하면 90% 이상 완치되는 데 반해 내성결핵은 400만 원 상당의 약품으로 18~36개월 간 치료해도 완치율이 30%에 불과한 난치성 질병이다.
재단의 스테판 린튼 회장은 “내성결핵은 결핵균을 전염시켜 또 다른 내성결핵 환자를 만드는 무서운 질병이기 때문에 확산 방지를 위해 조속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내성결핵 환자를 위한 치료제를 지원받은 북측 의료진은 환자 치료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진벨재단은 그러나 “현재 북한에는 결핵균 검사시설이 없어 (내성이 생겼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약제 감수성 검사를 실시할 수도 없을 뿐 아니라 고가의 내성결핵약을 구할 수 없어 내성결핵 환자를 위한 단기적인 대책이 전무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재단은 이어 “이 같은 어려움 해소를 위해 내년부터 내성결핵환자 1명과 후원자를 1 대 1로 연결해 완치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활성화할 계획”이라며 “지난달 15~27일 방북시 3개의 결핵요양소에서 결핵환자 30여 명의 객담을 수거, 검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추가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