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결핵환자 급증…”감기처럼 돌고 있다”

최근 북한 내 결핵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적인 식량난으로 면역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방역 및 의료체계 마저 정상 가동되지 않아 감염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전해왔다.  


평안도 소식통은 7일 “조선에서 가장 유행하는 병이 결핵이다. 심한 곳은 열에 셋이 걸릴 정도로 심하다”며 “병원에도 온통 결핵환자다. 배급이 끊기고 사람들이 잘 먹지 못하니까 병이 만연하고 있다”고 실태를 전했다.


양강도 소식통도 “결핵이 감기처럼 돌고 있다”며 “식량부족으로 먹지 못해 결핵을 앓는 주민들이 많이 늘면서 병원도 수용하지 못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너무 많은 사람들이 앓다보니 주민들과 병원에서도 병으로 여기지 않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북한에서 결핵 퇴치사업을 해온 미국 스탠퍼드대 샤론 페리 박사는 최근 5년간 북한에서 결핵보균자가 매년 10% 증가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폐리 박사는 “북한 인구의 50%가량이 잠복기 결핵균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전염성은 없다”며 “문제는 잠재보유자가 치료를 받지 않으면 영양결핍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져 전염성이 있는 결핵 환자가 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의약품 부족도 심각해 병원에서도 처방전만 발급해주는 수준이다. 때문에 치료약은 모두 장마당 등을 통해 구입해야 한다고 소식통들은 설명했다. 국제사회의 지원 의약품들도 공공연히 장마당에서 팔리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병원에 가면 처방전을 떼 주지만 약국에 약이 없어 장마당에서 사야 한다”며 “의사들과 간호사들이 직접 약을 파는 곳을 알려주면서 ‘그곳 약이 정확한 약이니 사라’고 권고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때에는 돈이 있어도 약을 사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주로 군대 군의관과 통하면 약을 얻기가 쉽다”고 부연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경제여건이 좋지 않은 주민들은 돈주(사채업자)에게 돈을 꾸거나 세간을 팔아서 약을 구입하기도 한다.


한 탈북자는 “친척이 6월부터 결핵으로 누웠는데 별의별 약을 써보아도 좀처럼 추슬러지지가 않는다”며 “친척이 약을 사 먹느라 인민폐 2000원을 빚졌다고 해서 며칠 전에 돈을 보내줬다”고 전했다. 또한 부모가 아닌 이상 형제나 친척은 결핵이 심해지면 집에서 나갈 것을 요구해 거리를 전전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취약한 질병 예방체계로 인해 대부분의 북한 주민들은 결핵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나 병원을 찾게 된다. 결핵균 보유자는 꾸준히 치료를 받고 영양섭취를 잘 하면 어렵지 않게 회복된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병세가 일시 호전되면 치료를 중단해 내성을 키우게 되고, 결국 병세가 급격히 악화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입원해 치료를 받더라도 약이나 식사는 본인이 직접 조달해야 한다. 심지어 겨울엔 난방을 위한 땔감 비용도 따로 내야 한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북한 당국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단지 전염성 결핵으로 확전되면 ‘주변과 접촉을 금지하라’고 통보할 뿐이라고 소식통들은 설명했다.


군인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유엔 등을 통해 지원되는 결핵약을 군부대 결핵병원들에 우선 공급하고 있지만, 급증하는 결핵환자들을 감당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이에 따라 결핵환자들을 의가사제대(감정제대) 조치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한다. 


한편 북한 결핵퇴치 관련 활동을 벌여온 대북지원단체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북한에선 다제내성 결핵환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평양, 남포와 평안도에만 500~600명의 내성환자가 당국에 접수된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다제내성 결핵은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생긴 경우로, 일반 결핵약으로는 치료가 불가능하다”며 “보통 결핵에 걸리면 치료기간이 6개월 정도 소요되는데 경제사정이 열악하고 의약품도 구하기 어려워 주민들이 완전히 낫기 전 결핵약 복용을 중단하면서 내성결핵으로 확전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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