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겨울 절반양식’ 김장채소 품귀 우려

북한 농민들이 폭우로 쓸려간 밭을 갈아엎고 배추와 무 씨를 다시 뿌리기 시작했지만 수확량은 평년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여 북한 주민들의 ’겨울 절반 양식’이라고 불리는 김장 채소의 품귀 현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북한 농업전문가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권태진 선임연구원은 11일 “채소 종자는 늦어도 8월 중순 이전에 뿌려야 하는데 침수됐던 밭을 정리하느라 재파종 시기가 늦어진 것 같다”며 “다음달 말 수확을 시작하더라도 재배기간이 짧아 작황이 평년의 절반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재일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와 북한의 중앙방송은 10일 평양 강남군과 강원도 일대 협동농장 농민들이 폭우로 침수됐던 밭을 갈아엎고 재파종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권 박사는 “강남군과 강원도 일대는 수해가 큰 지역일 텐데 수확기를 고려할 때 재배기간이 2개월도 채 되지 않는다”며 “조생종을 심더라도 배추나 무의 무게도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있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김장도 힘겨울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농민들은 통상 밀.보리.옥수수를 수확한 직후인 7월 하순 배추나 무 종자를 뿌려 10월 말부터 수확해 김장을 담궈왔다.

국제구호기구인 월드비전은 수해 직후인 지난달 24일 2천∼4천㏊의 농경지에 파종할 수 있는 4억원 가량의 배추 종자 2t을 중국에서 긴급히 확보해 중국 단둥(丹東)에 있는 북측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 대표부에 전달했다.

당시 단둥 대표부 관계자는 8월초 뿌린 종자가 비에 다 쓸려 갔다며 “종자를 긴요하게 쓸 것 같다”고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종자는 월드비전이 지원하고 있는 9천900㎡(3천평) 규모의 평양 두루섬온실과 만경대 채소생산온실을 비롯해 평남 일대 협동농장에 배분된 것으로 알려졌다.

권태진 박사는 “북한 농민들이 새로 파종할 종자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겠지만 개량작업을 통해 채종된 종자가 아니면 무게가 크게 줄어들거나 수확량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민간단체 관계자는 “예전에 중국에서 채소를 구매해 지원해 봤지만 평양으로 운송하는 도중 썩어버리는 문제점이 있었다”며 “겨울을 앞두고 남측에서 아예 김장을 담궈 지원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단체 관계자는 “김장을 담궈 북한에 보내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들 뿐 아니라 위생상의 문제도 있어 식품업체의 도움 없이는 사실상 어렵다는 한계가 있고, 북측의 수용 여부도 미지수”라며 “현재로서는 종자 개량기술을 지원하는 것 외에는 마땅한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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