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 : 매주 수요일 북한 경제를 알아보는 ‘장마당 동향’ 시간입니다. 25일 이 시간에는 강미진 기자와 함께 북한 장마당 상황 알아볼 텐데요. 먼저 ‘한 주간 북한 장마당 정보’ 듣고 강 기자 모시겠습니다.
지난주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북한 장마당에서 팔리는 물건 가격 알려드립니다. 먼저 쌀 가격인데요, 다소 떨어졌습니다. 평양에서는 1kg당 4880원, 신의주도 4800원, 혜산은 475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옥수수 가격입니다. 1kg당 평양은 1800원, 신의주 1800원, 혜산 19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환율입니다. 1달러 당 평양 8500원, 신의주 8760원, 혜산은 8800원이구요, 1위안 당 평양은 1335원, 신의주 1320원, 혜산 131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일부 품목들에 대한 가격입니다. 돼지고기는 1kg당 평양 11000원, 신의주 11500원, 혜산 10600원, 휘발유는 1kg당 평양 7400원, 신의주 7300원, 혜산에서는 7300원, 디젤유는 1kg당 평양 5350원, 신의주 5200원, 혜산은 525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 주간 북한 장마당 동향’이었습니다.
1. 네 지금까지 북한 장마당 물가를 들어봤는데요, 북한은 요즘 눈이 내린다고 합니다. 옷깃을 여미게 하는 쌀쌀한 겨울이 다가오면서 북한 장마당들에서는 월동용으로 사용되는 나무나 석탄 가격이 오히려 내리고 있다고 합니다. 왜 그런지 이 소식 취재한 강미진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강 기자 관련소식 전해주시죠.
네, 북한 내부 소식통이 보내온 데 의하면 10월과 11월에 대부분 겨울나기 준비를 마감해서인지 장마당에서 월동용 화목의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불과 40일 전인 10월 초만해도 화목 나무 1입방에 18만 5천 원 정도를 했었는데 현재는 15만원을 한다고 합니다, 지난달 초보다 3만 5천원이나 하락했는데 판매하는 주민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구매를 해야 하는 주민 입장에선 가격 하락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잖아요? 현재 혜산 시장에서 쌀 1kg의 가격이 4800원 정도인데요, 하락된 화목비용 3만 5천원은 쌀 7kg을 살 수 있는 돈이기도 하답니다. 그러니 주민들이 왜 좋아하지 않겠나요? 쌀 1kg을 벌기 위해 하루 종일 떨면서 장사를 해야 하는 입장에서 화목을 잘 구매하는 것만으로도 돈을 절약하게 되는 거죠
2. 네, 그러니 가격이 내려가고 있군요, 북한 주민들에게는 정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겠네요, 그럼 월동용 석탄이나 구멍탄의 가격도 내려갔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양강도 혜산 시장의 경우 화목용 나무의 가격은 눈에 띄게 하락했지만 석탄의 가격은 적게 하락했거나 지난달과 같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달 혜산 시장에서 석탄 1톤의 가격은 33만 6000원 정도였었거든요, 그런데 현재 가격은 33만원이라고 합니다. 석탄의 가격은 하락했다고 말하기는 좀 그렇죠, 석탄가격이 내리지 않았으니 구멍탄 가격도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석탄광산이 없고 나무가 많은 양강도 지역은 석탄 가격의 변화가 심하지 않다는 것이 주민들의 말입니다. 단 석탄 원산지 가격이 오르면 양강도에서의 가격도 오를 수 있다고 합니다.
석탄원산지에서 차로 양강도까지 운반하려면 거리나 운송비용 등은 종전과 같은 거리, 같은 써비차(트럭) 가격이 계산되어 있기 때문에 석탄 원산지 가격이 변하지 않는 한 혜산시 석탄가격은 크게 변동이 없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석탄가격이 그대로이니 한 장당 1350원을 하는 구멍탄의 가격도 그대로라고 봐야 되겠죠. 최근에는 양강도에서도 구멍탄을 사용하는 가정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3. 나무가 많이 나오는 양강도 지역에서도 석탄을 많이 사용하지 않으려고 한다면 어떤 이유로 그런 현상들이 있다고 볼 수 있는지 설명부탁드립니다.
네, 얼마 전 통화한 북한 양강도 혜산시 주민은 요즘은 석탄을 사용하는 집들도 많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나무를 사용해 취사와 난방을 해결하는 것보다 구멍탄을 사용하면 다 탄 구멍탄을 갈 때 먼지도 날리고 또 석탄 부스러기들이 떨어지기도 하지만 나무를 때는 것보다 적은 돈을 들여서 난방을 해결할 수 있어서 석탄을 사용하려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어쩌면 북한 주민들에게 단 몇 푼의 돈이라도 절약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나무보다 석탄을 이용하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북한서 살 때 나무만 때고 살았거든요, 그러다보니 도시에 있는 친척집에 갔을 때 구멍탄을 갈아야 하는 경우도 있었는데요, 집게로 잘못 집으면 다 탄 구멍탄이 맥없이 부서지면서 부엌을 먼지투성이로 만들던 것이 불편하기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나무 장작을 때면 먼지도 안 날리고 이렇게 매일 구멍탄을 갈아댈 걱정도 없고 부엌을 어지럽힐 것도 없는데 왜 석탄을 때냐고요, 그런데 친척 이모가 하는 말이 더 웃기는 거 있죠, 남편 앞으로 뇌물로 들어온 석탄인데 이것도 다 돈 아니냐며 구멍탄을 찍어주는 일꾼에게 4분의 1을 떼어주고 나머지를 겨울동안 잘 사용하고 있어서 월동준비에 들어가는 돈을 절약했는데 먼지가 날리고 부엌이 어지러워지는 것은 감수해야 한다는 말이었어요. 남편 덕에 남들은 돈을 주고 마련해야 하는 석탄을 공짜로 받은 친척이모가 부럽기도 했지만 한편 밉기도 했답니다. 이런 뇌물행위로 어쩌면 간부들은 편하게 살고 일반 주민들은 없이 사는 속에서도 쪼개서 뇌물을 바쳐가면서 살아야 하는 북한 체제가 하루 빨리 바뀌어서 모두가 평등하게 살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4. 간부들은 뇌물로 편하게 살고 주민들은 어렵게 살아야 하는 북한 사회가 빨리 바뀌었으면 좋겠네요. 나무가 흔한 고장에서 석탄을 사용한다고 하면 나무와 석탄을 대비했을 때 석탄이 더 유용하게 쓸 수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네, 맞습니다. 서두에 말씀드린 것처럼 혜산시 주민들이 월동용으로 나무나 석탄을 선택하는 것은 생활수준이 어떤가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고 직업조건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고 합니다. 첫 번째로 생활이 괜찮은 가정에서는 석탄보다 나무를 선택할 확률이 높은 것이라고 하는데요, 이유는 11월부터 내년 4월까지 보통 6개월 분량을 계산할 때 나무는 5입방 정도가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석탄은 2톤 정도면 충분하다고 하는데요, 나무 1입방에 15만원을 하면 5입방을 사는 데 75만원이 들어야 하겠지요, 그리고 석탄 1톤에 33만원을 하는데 월동용으로 2톤가량 있어야 한다면 66만원이 들겠지요, 이렇게만 설명해도 어떤 수준의 주민들이 월동용으로 나무를 사용할지 상상이 가지 않으세요?
나무를 사용하는 주민은 석탄을 사용하는 주민보다 약 9만 원 정도의 돈을 절약하는 격이 되는데 겨울을 나는데 나무를 사용하느냐, 석탄을 사용하느냐가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결국 잘 사는 주민들이 나무를 사용한다고 봐도 틀리지 않는다는 것이 소식통의 말입니다.
그리고 나무는 쪼개서 창고에 넣어두고 하루 두 아름씩 들여와 사용하면 되지만 석탄은 그대로 사용하기가 어렵고 구멍탄을 찍어야 하고 찍은 구멍탄을 며칠 동안 햇볕에 말린 다음 창고에 조심히 들여다 쌓아야 하는 등 사용할 때도 매번을 날라 들여오고 또 내다 버리는 번거로움도 있어서 나무보다 못하다는 것이 불편사항이라고 하네요.
5. 지난번에 나무가 어떻게 시장으로 나오게 되는지는 잠깐 설명이 돼서 알 수 있는데요, 석탄이 없는 양강도에서 석탄의 유통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주셨으면 합니다.
네, 일단 함경북도 명천군 등에서 석탄이 유입이 되는데 석탄을 사들여서 돈을 버는 석탄 달리기꾼들은 화물차를 가지고 명천탄광으로 가는데 갈 때 서비차를 이용하여 장사를 하는 장사꾼들을 태우거나 양강도 특산물인 감자 등을 싣고 현지에서 비싼 가격으로 판매하고 대신 탄광이어서 싼 가격에 팔리는 석탄을 사서 혜산으로 들여오게 됩니다. 석탄 장사꾼들은 여럿이 모여서 하는 것이 보통인데요, 이들은 차를 빌리는 가격과 운행증을 떼는데 드는 비용, 그리고 왕복운행에 드는 연유 가격 등을 계산한 상태에서 석탄가격을 매기는데요, 이런 것은 전국에서 통일적인 방법을 사용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갈 때 짐을 싣고 가거나 써비차로 운행하게 되면서 벌어들이는 수익도 꽤 된다고 하는데요, 운이 좋은 때에는 탄광에서 아주 싼 가격으로 석탄을 구입할 때도 있어서 정말 횡재할 때도 있지만 혜산에 도착하여 팔게 되는 가격은 시장가격에 맞춰서 판매하게 된다고 합니다. 석탄 장사꾼들은 본인들이 판매를 하는 것보다 시장에서 석탄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장사꾼 등 마을에서 한 번에 많이 구매하는 주민들에게 빠른 시간에 넘겨주는 것이 보통입니다.
6. 북한 주민들의 생활이 전반적으로 나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어렵게 생활하는 주민들도 많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생활이 여의치 않은 주민들은 한 해 동안의 월동용 화목이나 석탄을 한꺼번에 구입하는지 궁금합니다.
네,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넘어갈 수 있었던 부분이기도 한데 잘 짚어주셨네요. 맞습니다. 최근 몇 년 간 북한 김정은 체제가 주민들의 시장활동에 대한 단속을 하지 않은 결과, 많은 주민들이 장사에 나서고 있어서 생계나 기타 생활이 예전보다는 많이 좋아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전부터 생활이 많이 안 좋은 일부 가정들은 장사를 한다고 해도 그날그날 먹고 살만큼의 경제력에서 아직까지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이런 주민들에게 월동용 난방원료들을 한꺼번에 마련하는 것은 어렵다고 합니다.
이런 경우 주민들은 한 번에 해결하지 못하고 나무도 1입방이라든가 석탄은 한 양동이 등 큰 부담을 가지지 않고 구매할 수 있는 양을 사서 난방을 해결한다고 합니다. 북한의 대부분 시장들에 가면 나무를 한 단으로 8개에서 12개 정도로 작은 단으로 파는 나무도 있고 일전에 설명해드린 것처럼 구멍탄을 한 장씩 파는 것도 있기 때문에 매일매일 그때 그때마다 사가는 주민들도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도시에서만 있는 현상이고요, 도시를 벗어난 대부분 지역들에서는 1년치 난방준비를 한꺼번에 다 해놓기도 한답니다. 저도 가을 수확을 마친 후에는 한해 동안 사용할 월동용 나무를 하러 며칠 동안을 산에 가서 나무를 했었는데요, 일단 김치를 하고 나무까지 해놓으면 1년 간 해야 하는 일은 다 마감지은 것이기 때문에 편안한 마음으로 한해를 마감하고 새해를 맞을 수 있어 기분 좋았던 기억도 납니다.
저희 국민통일방송을 청취하시는 북한주민 여러분도 올해 월동용 화목이나 석탄들을 마련하시느라고 많이 애쓰셨을 거라고 봅니다. 한국보다 날씨도 많이 추울텐데 따뜻한 겨울 나시길 바라면서 저는 다음 시간에 찾아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