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검증협상보다 에너지 지원에 관심”<美전문가>

북한은 현재 핵검증 협상보다 비핵화 2단계(불능화 및 신고) 완료와 에너지 지원 전망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5일 미국의 외교 전문가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RFA에 따르면 북한 외무성의 리 근 미국국장은 지난 6일 뉴욕에서 미 국무부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와 성 김 북핵특사를 만난 자리에서 핵검증 문제보다 대북 에너지 지원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당시 협상에 정통한 미국의 외교 전문가’가 전했다.

리 국장도 만났다는 이 전문가는 “현재 큰 관심사는 우선 북한이 신고한 시설에 대한 검증을 어떻게 실시할지 세부절차를 마련하는 것이지만, 북한은 이 문제를 풀기에 앞서 6자회담 참가국들이 비핵화 2단계 합의에 따라 에너지 지원을 계획대로 제공할 수 있을지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리 국장이 방미 기간 이 문제를 집중 논의했지만 “미국 측이 에너지 지원과 관련한 정확한 일정을 주지 못했기 때문에 검증 협상에도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핵검증 시료채취 허용 여부와 관련해서는 “지난달 힐 차관보의 방북을 계기로 미.북 간 시료채취에 관해 구두양해가 있었을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은 우선 비핵화 2단계가 완료된 이후에야 본격적인 검증 논의에 응할 것”이라며 실제 검증을 위해서는 구두합의에 대한 ‘문서화 협상’이 필수적이라고 이 전문가는 강조했다.

그는 이어 “힐 차관보와 성 김 특사가 리 국장과 협상을 포함, 몇 번에 걸쳐 검증에 관한 구두합의를 문서화하려고 시도했지만 문서화 대가로 북한에 더 줄 것이 없었기 때문에 번번이 실패했다”면서 “결국 이 문제는 오바마 행정부가 풀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북.미 핵협상에 밝은 다른 외교 소식통’도 “리 국장이 검증을 포함한 다양한 현안을 놓고 미국 측과 협상을 벌였지만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며 “부시 행정부 임기가 끝나기 전에 양측이 6자회담의 재개를 정당화할 수 있는 진전을 이루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북한 외무성 대표단의 방북을 주선한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의 조지 슈왑 회장은 RFA와 인터뷰에서 북측이 지난주 면담에서 “한반도 비핵화라는 합의를 지킬 의사”를 밝혔지만 “기존 핵무기를 비롯한 모든 핵개발 계획을 포기하기에 앞서 6자회담 참가국들로부터 최대한 많은 대가를 받아내기를 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슈왑 회장은 오바마 행정부의 등장에 대해 북한은 “기다려보자”는 분위기지만 “북한 관리들은 지난 2년 부시 행정부의 대북 협상 기조가 계속 유지되기를 원한다는 의사를 피력했다”고 전했다.

그는 아울러 “북한이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보다 미국을 더 신뢰하고 있다”면서 “북한은 6자회담을 버리고 미국과 양자협상만 원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RFA는 북측 인사들이 지난 7일 NCAFP 주최 비공개 토론회에서 부시 행정부가 출범한 지 6년이 지나서야 북.미 협상이 시작됐다는 점을 상기시킨 뒤 “6년을 더 기다릴 수는 없다. 핵문제에 관해 오바마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이는 것도 이 때문”이라며 오바마 행정부가 부시 행정부의 협상 기조를 유지할 것을 강력히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13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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