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건설노동자 월급, 쌀 2kg 사면 땡!

▲ 국책 건설사업 노동자들.

북한의 건설기업소 노동자들은 국가로부터 1,800원의 월급을 받고 있으며, 식량배급도 가족은 제외하고 본인만 1일 476g에 불과해 생계유지에 심각한 곤란을 겪고 있다.

함경북도 H시 건설기업소에서 일하다 6월 탈북한 최금철(가명.47세)씨는 “한달 월급 1,800원으로는 쌀 2kg밖에 살 수 없다. 식량도 가족들 제외하고 본인에게만 하루 476g씩 배급한다. 정상적으로 먹고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최씨와 인터뷰 내용.

– 북한에서 무슨 일을 했나?

“탈북하기 전까지 함경북도 건설국 산하 H시 도시건설대에서 9년간 일했다. 건설기업소는 군대식으로 ‘건설대’로 부른다. 도시의 건설사업을 맡으면 ‘도시건설대’, 농촌 건설사업은 ‘농촌건설대’다. 우리 건설대는 87명의 노동자가 있었는데 나는 브로크(벽돌) 찍는 일을 했다”

건설대장 월급도 2,700원 수준

-월급은 얼마나 받았나?

“한달 노임이 1,800원이다. 노임은 현금으로 받는다. 건설대 노동자들은 근무 연한에 따라 월급이 인상된다. 15년 이상 근무하면 9%-10% 인상된다. 처음에는 1급, 제일 높은 것이 5급이다. 건설대장이 5급이었다. 5급 월급은 2,700원이다.

-식량 배급은 있나?

“육체노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배급을 준다. 일반주민들은 배급이 없다. 쌀, 보리, 옥수수를 섞어 하루 476g 받았다. 가족들 식량은 배급되지 않는다. 우리 건설대는 간부들 포함해서 90명이 넘었다. 여자는 3명, 나머지는 모두 세대주인 남자들이다. 월급 받아봐야 장마당에서 쌀 2kg 사면 그만이다. 식량배급도 본인 것만 주니까 가족들을 부양할 수 없다”

-식량은 건설대에서 직접 나누어 주나?

“보름에 한번씩 건설대에서 직접 현물로 나누어 줬다. 지금도 ‘쌀표’는 나오긴 하는데 무용지물이다. 앞으로 정상 배급할 때가 있을 거라는 생각에 계속 주긴 하는데, 양정사업소에 가봐야 식량이 없다.”

-하루 몇시간 일하나?

“일주일에 6일 일하고 수요일은 쉰다. 함경북도의 기업소들은 수요일에 쉰다. 전기사정이 어려우니까 수요일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휴일로 한다. 휴일에도 식량은 계산해서 배급된다. 하루 작업시간이 8시간인데 현장공사에 나가면 늦게까지 일한다”

북한판 3D 직종

-월급과 식량이 지급된다면 건설대에 들어가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은데…

“건설대에는 기술자들만 있다. 기술이 없으면 못 들어온다. 지금은 기술을 배우려는 사람도 없고 기술이 있어도 국가기업소에 들어오려는 사람도 없다. 한달 1,800원에 하루 배급 476g으로 제 입에 풀칠도 못한다. 가족을 먹여 살릴 수가 없다. 집집마다 여자들이 장마당에 나가 장사한다. 장사하면 하루 2천원 벌이는 한다. 건설대 월급을 하루면 벌 수 있다. 먹고 살기도 어려운데, 누가 건설대에 들어오겠는가?. 모두 장사로 나갔다.”

-지금 국가 건설기업소 사정은 어떤가?

“경공업 기업소나 생활필수품 공장은 대부분 가동이 중단됐다. 공장 가동이 안되니까 출근해도 일이 없다. 노동자들은 한달에 얼마씩 직장에 돈을 바치고 출근하지 않는다. 건설대는 사정이 다르다. 국가 건설사업이기 때문에 국가에서 직접 관리한다. 시(市) 노동과에서 출퇴근을 감독한다. 올해 3월 보름동안 출근하지 않은 사람이 있었는데, ‘무직 건달’로 몰려 노동단련대에 끌려갔다.”

간부들 치적 위해 건설사업 벌여

-지금 북한경제가 매우 어려운데 매일 출근해야 할 만큼 국가 건설사업이 많은가?

“도시건설대는 도(道) 건설국의 지시를 받는다. 도(道)에서 부지를 정해주면 시(市) 건설국에서 공사를 감독한다. 그런데 지금 건설사업이란 것이 모두 간부들이 생색내기 위해서 벌이는 일들이다. ‘00시에 아파트 10동을 새로 지어 인민생활 수준을 높였다!’는 식으로 선전하기 위한 것이다. 또 권력있는 간부들은 수입을 챙길 수 있다. 아파트를 새로 짓는다고 하면, 원래 살던 주민들에게 분양하고 남은 집들은 간부들이 입주한다. 시장에 새 건물을 지으면 입주하는 상인들에게 국가가 세금을 걷는다. 건설사업 혜택이 인민에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간부들이나 국가에 돌아가는 꼴이다”

-건설 자재나 장비는 국가에서 공급해주나?

“국가에서 공급해주는 자재라고 해봐야 시멘트밖에 없다. 시멘트는 청진 ‘고무산 시멘트 공장’에서 받아온다. 모래는 H시 강변에 나가 강바닥 모래를 퍼와서 사용한다. 우리 건설대에 장비라고 해봐야 낡은 뜨락또르(트랙터) 한대가 전부였다. 그게 고장 나면 부속품이 몇 만원씩 한다. 장마당에서 부속을 사오는데 208, 308 베어링 같은 작은 부속도 300원, 500원씩 한다. 하다 못해 삽, 곡괭이도 다 건설대에서 자체로 구입한다”

건축자재, 장마당에 내다 팔아

-자체 구입은 어떻게 하나?

“건설대는 국가에서 승인한 예산 범위에 따라 ‘무현금 행표’(어음의 일종-편집자)를 사용할 수 있다. 건설도구를 생산하는 기업소에 가서 행표를 주고 건설도구를 받아온다. 행표를 은행으로 가져가면 행표에 적힌 금액만큼 현금을 내준다. 북한의 기업들은 다 이 행표를 가지고 거래한다. 그러나 국가은행에도 돈이 없으니까 기업소들이 행표를 잘 받지 않고, 현금을 가져오라고 요구한다. 그러니까 필요한 건설 도구들은 대부분 장마당에 가서 현금을 주고 사온다.”

-그렇다면 현금을 어떻게 조달하나?

“제일 쉬운 방법은 브로크(벽돌)를 장마당에 내다 파는 것이다. 개인들이 자기 집을 새로 짓거나 보수할 때 브로크가 필요하니까 수요가 많다. 그리고 국가로부터 석유나 석탄을 공급받아 건설대에서 쓰지 않고, 장마당에 내다 팔아 현금으로 만들기도 한다”

공사에 동원된 사람들은 하루 옥수수 한 그릇

-건설대 인원이 90여명이라고 했는데, 그 인원으로 아파트 같은 큰 공사를 할 수 있나?

“건설대 인원으로만 공사하는 게 아니다. 우리는 기술적인 시공을 책임지는 것이고, 단순노동은 각 분야에서 파견 나온 사람들이 한다. 근방의 학교, 기업소, 공장 등에서 파견 나온다. 건설대 노동자들도 사정이 어렵지만 그 사람들은 더 딱하다. 공사에 동원된 사람들은 식량배급도 주지 않고, 점심 때 옥수수 밥이나 죽 한 그릇 준다. 노임은 당연히 없고…….”

-탈북 후 후회한 적 없나?

“고난의 행군 시절(90년대 중반 대아사 기간-편집자)에 친정에 가서 식량을 얻어오겠고 집을 나선 아내는 살았는지 죽었는지 소식이 없다. 6년 동안 두 딸을 혼자 키워왔다. 큰딸이 18살 때 장마당에 나가 국밥장사를 했는데, 어느날 온몸에 피멍이 들어 집에 왔다. 장사를 끝내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강도를 만나 폭행을 당하고 돈도 모두 빼앗겼다는 것이었다. 그날로 조선땅에 정이 떨어져서 두 딸을 데리고 압록강을 넘었다”

중국 옌지(延吉) = 김영진 특파원kyj@dailynk.com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