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혁없이 美와 관계정상화 힘들어”

북한 김정일 정권에 대한 체제 개혁 없이 부시 행정부 임기 내 미-북 관계정상화나 부시-김정일 단독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6일 개최 예정인 ‘통일연구원 개원 16주년 기념 학술회의’에 앞서 4일 배포한 요약 자료집에서 이같이 밝혔다.

유 교수는 “북한은 핵 폐기 과정에서 미북 관계정상화와 함께 경수로 건설을 비롯한 대규모 경제지원 등을 조건으로 협상에 임할 것”이라며 “핵무기와 여타 핵프로그램을 분리해서 접근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이) 실제로 개발한 핵무기를 폐기할 의지나 실행 정책이 수립돼 있는지 확실치 않다”며 “미북 관계정상화의 과정에서 북핵폐기는 물론 테러지원국 지정과 같은 그간의 앙금을 말끔히 씻고 화해해 양국이 신뢰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지 아직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또한 “(미북 관계정상화를 위해선) 한반도 정전체제를 종전체제로 바꾸는 문제가 해결돼야 하며 인도나 파키스탄처럼 핵무기를 보유한 채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 교수는 “북한과 미국이 북핵문제 해결을 전제로 관계정상화 협의에 착수했으나 그 과정에서 해결돼야 할 난제들이 숱하게 가로놓여 있다”며 “향후 모든 문제의 관건은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와 한반도 비핵화에 달려 있다”고 했다.

이어 “50kg 상당의 플루토늄 핵물질과 농축우라늄개발계획 등 모든 핵프로그램을 폐기 과정은 협상과정에서 많은 난항이 예상된다”며 “핵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시가 이뤄져도 폐쇄 여부를 확인하는 검증 작업에 대해선 추가 협상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와 함께, 미국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 변화 이유중 하나로 “부시 행정부 2기의 출범과 함께 미국 대외정책의 기조와 리더십의 변화에 기인한다”면서 “특히 대북정책이 급속히 현실주의적 접근 방식을 취한 것은 작년 11월 미국 중간선거의 패배 때문”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중간선거의 영향으로 “미국 내 여론은 부시 행정부의 지도력에 결정적인 타격을 주면서 북한에 대한 강경 입장을 주도하던 럼즈펠드의 퇴진을 가져왔고, 결국 라이스 국무장관이 대북정책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고 했다.

이어 “중간선거 이후 부시 대통령은 북핵문제 해결에 있어 미북 양자협상을 비롯해 과거 제네바 합의와 같은 대북 포용정책을 요구하는 민주당 주도의 의회를 상대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로 “일방주의적인 외교정책에서 강대국과의 전략적 협력을 중시하는 현실주의적 외교정책으로 선회하면서 부시 행정부는 중국과의 협력에 더욱 무게 중심을 두게 됐다”며 이로써 “북한에 대한 대담한 접근안을 본격 검토하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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