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정 형소법 어떤 내용 담았나

작년 5월 개정돼 16일 언론에 처음 공개된 북한의 형사소송법은 수사기관이 형사 피의자의 자의적 인신구속을 하지 못하도록 체포영장을 발부받도록 의무화하는 등 피의자ㆍ피고인의 권리를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로 인해 종전 305개에 불과했던 조문이 439개로 대폭 늘어났다.

특히 개정 형소법은 공개 재판 원칙을 천명하고 재판의 독자성을 보장하는 규정을 신설해 선언적인 수준이기는 하지만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을 독립적으로 진행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 체포ㆍ구류(구속) 요건 강화 = 피심자(피의자)에 대해 형사책임 추궁결정(형사입건조치)을 내리고 조사를 담당하는 예심원(豫審員:기소 전까지 피의자를 조사하는 공무원)은 범죄의 경중을 가려 노동단련형이 예상되는 경범죄자에 대해서는 `특별히 필요한 경우’에만 체포, 구속 처분을 할 수 있도록 체포 요건을 강화했다.

형사책임 추궁결정을 내리기 전에도 피심자를 체포, 구속할 수 있도록 했지만 10일 이내 범죄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을 경우 반드시 신병을 석방하도록 했다.

예심원에게는 체포영장이 없는 상태에서 불구속 피심자를 체포할 수 있는 일종의 `긴급체포’ 권한을 인정하지 않고 반드시 검사에게 체포영장 발급 신청서를 보내 승인을 받도록 했다(180∼181조).

▲ 구류(구속) 기간 단축 = 구법에서는 범죄의 종류를 구분하지 않고 예심 단계에서 2개월까지 피심자를 구류할 수 있도록 했으나 신법에서는 노동단련형을 줄 수 있는 경미한 사건에 대해서는 10일로 대폭 단축했다.

구류 기간 연장 역시 종전에는 `특별히 복잡한 사건’에 대해서는 최대 5개월까지 피심자를 붙잡아 둘 수 있도록 했지만 개정법에서는 최대 4개월로 1개월을 단축했다.

종전까지 검사는 예심기관에서 사건을 넘겨받은 지 15일 이내 사건을 재판소에 기소하면 됐지만 신법에서는 중범죄는 10일, 노동단련형이 예상되는 경미한 범죄에 대해서는 3일 이내 반드시 기소하도록 강제했다.

재판을 위한 구류 기간도 1심과 2심에서 각각 최대 1개월까지 허용하던 것을 25일로 5일씩 단축했으며 노동단련형이 예상되는 피소자에 대해서는 15일까지만 구금할 수 있도록 했다.

▲ 피심자ㆍ피소자 권리 확충 = 개정법에서는 종전과 달리 예심 단계에서 피심자의 적극적인 항변권을 인정하는 조항을 신설해 눈길을 끌고 있다.

피심자는 예심원이 추궁하는 범죄 혐의를 인정하지 못할 경우 직접 반증을 제기하거나 정확한 조사ㆍ해명을 요구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예심원을 비롯한 소송 관계자를 교체해주도록 요구할 수도 있다.

예심원이 작성한 심문조서의 내용을 수정, 삭제, 보충해줄 것을 요구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자신의 진술을 직접 심문조서에 쓸 수 있도록 했다. 자기의 권리가 침해당했다고 느껴질 때는 검사에게 탄원할 수 있는 권리를 명문화했다.

피심자에 대한 심문 시간도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오전 8시에서 오후 8시로 규정하고 밤샘조사를 금지했다.

개정 형소법은 종전처럼 피심자에 대한 강제적인 심문을 엄격히 금지하고 이를 어기고 형사사건을 과장 날조한 사실이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예심원과 검사는 다시 같은 사건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변호인의 선임 시기를 `형사책임 추궁결정이 내려진 때로부터 사실심리에 들어가기 전까지’로 구체화하고 공선변호인(국선변호인)을 원치 않으면 사선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 재판의 독립성 보장 = 개정법에서는 272조에서 `재판소는 재판에서 독자적이며 그것을 법에 의거하여 수행한다’고 규정, 사상 처음으로 재판의 독립성을 인정했다.

또 재판정의 좌석배치에 대한 규정을 신설하고 재판장, 판사, 인민참심원 등 재판소 성원이 재판정(법정)의 가운데 위치하고 검사와 변호인이 서로 마주한 자리에서 공방을 벌이도록 했다.

개정 형소법에서는 공개 재판의 원칙을 천명하고 국가 또는 개인의 비밀을 지켜야할 필요가 있는 경우와 사회적으로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는 경우에만 비공개로 했다. 그러나 판결 선고는 반드시 공개하도록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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