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성공단 통행시간 왜 축소했나

북한이 지난 24일부로 개성공단에서 남측으로 나오는 인력과 물자의 통행시간을 오후로 제한한 것은 기술적 문제와 대남 전술적인 측면이 복합된 조치로 분석된다.

종전 경의선 도로를 이용한 복귀(北→南)는 오전의 경우 10시, 10시40분, 11시50분 등 세 차례 가능했다. 오전 시간대에 남으로 향하는 이들은 대부분 개성공단 생산품을 싣고 오는 공단 관계자들로, 매일 평균 70~80명에 달한다고 통일부 측은 전했다.

북측의 이번 조치로 공단 관계자들은 오후에만 남으로 복귀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다소 불편을 겪고 있다. 오전에 남북을 왕복하며 물건을 싣고 들어오는 것이나, 1박2일 일정으로 들어갔다가 다음 날 오전에 돌아오는 것도 불가능해졌다.

북한은 이번 조치의 이유로 남북간의 통행 관리에 필요한 통신선이 노후화돼 오전에 업무처리를 정상적으로 할 수 없다는 점을 들고 있고 정부도 이 같은 북측의 주장에 일리가 없지는 않다고 보고 있다.

실제 현재 통신선 문제로 인해 팩스를 사용한 남 측 출입자 명단의 대북 제출과 북 측의 입경 허용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면서 10여일째 남측 인사들의 오전 방북이 최장 1시간 가량 지연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기술적인 문제 외에 남측 기업인 등의 불편을 야기함으로써 정부를 압박하려는 목적도 일부 내포돼 있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정부 당국자들은 보고 있다.

북측이 지난 22일 군 통신선 노후화 개선 조치와 3통(통행.통관.통신) 관련 합의를 남측이 이행하지 않고 있으며 그로 인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에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취지의 담화를 냈던 사실도 이런 개연성에 힘을 싣는 근거가 되고 있다.

정부는 북한의 이번 조치가 대남 압박용이라면 단순히 통신 관련 자재.장비를 빨리 제공받으려는 의도에 따른 것인지, 개성공단에 이상기류를 조장함으로써 대북정책에 대한 남한 내 갈등을 유발하고 개성공단 3통 이행 등을 담은 10.4 합의 이행을 촉구하려는 의도에 따른 것인지에 대해 신중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부 소식통은 27일 “북측의 조치가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에 따른 것인지, 대남 압박 차원인지는 추가조치 유무 등을 지켜봐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개성공단과 남북간 통행문제를 둘러싼 이 같은 이상 징후의 저간에는 현 정부 출범 후 남북간의 대화단절과 그에 따른 알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데는 큰 이견이 없어 보인다.

당초 지난해 통신선 노후화 문제와 `3통’ 문제를 해결키로 남북이 합의한 이후 통신 관련 자재.장비의 대북 제공 문제가 남북간에 계속 논의돼 왔고 상당부분 의견접근도 이뤄졌다.

그러나 완전한 서면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황에서 현 정부 출범 후 남북 당국간 대화까지 단절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남측은 통신 장비.자재 제공을 미루면서 당국간 대화의 필요성을 누차 강조했고 북측은 개성공단 상시 통행 조치 이행을 미루는 한편 남측을 향해 장비부터 제공할 것을 요구하는 등 상호 기싸움을 벌인 것이다.

이런 한편으로 정부는 통신선 노후화가 남북간 출입에 실제로 지장을 초래한다는 판단 아래 남북협력기금 사용 의결을 거쳐 지난 달 팩스 등 일부 장비를 북에 제공했고 7월 중순께는 현 구리 케이블을 대체할 광케이블을 제공한다는 복안도 세워 놓고 있었다.

북측은 그러나 22일 군사회담 대표단 대변인 명의 담화를 통해 3통합의 미이행과 통신선 이상의 책임이 남측에 있다고 주장한데 이어 이틀 후 통행시간 단축 조치를 실행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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