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성공단 통한 대남압박 노림수는

단순히 남측으로부터 장비.자재를 받기 위함일까, 개성공단을 통해 새로운 단계의 대남 압박을 하려는 것일까.

북한이 지난 22일 남측이 3통(통행.통신.통관)과 관련한 합의를 미이행함으로써 개성공단 사업 등에 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내용의 군사회담 대변인 담화를 낸데 이어 24일부터 개성공단 통행 시간 단축 조치를 시행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선 남북간에 논의가 상당부분 진행됐던 군(軍) 통신선 교체(구리 케이블→광케이블)를 남측이 조속히 이행토록 압박하려는 차원이라는 시각이 있다.

남측 출입사무소와 북측 군 상황실을 연결하는 통신선이 노후화돼 개성공단 등에서의 통행 관리에 지장이 있는 만큼 통신선 교체를 위한 장비.자재를 빨리 제공할 것을 강한 톤으로 요구하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남북관계를 큰 틀에서 풀기 위한 전제 조건 차원에서 북이 그간 요구해온 6.15, 10.4선언 이행 약속을 남측이 분명히 하지 않자 다시 각론별 대남 압박에 들어갔고, 그 타깃으로 개성공단을 택했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북측이 22일 담화에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경영활동 장애를 거론하면서 정부가 표방하는 `실용주의’를 `빈껍데기 정책’으로 칭했다는 점에서 개성공단을 통한 대남 정치공세의 의도를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3통 합의’의 핵심인 통행시간 연장에 전면 배치되는 통행시간 단축 조치를 취함으로써 기업들의 불편을 가중시킨 것은 정부가 문제 없다고 자부하는 민간 차원의 남북교류도 순탄치 않을 수 있음을 예고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궁극적으로 북한은 직접적인 대남 공세를 계속하는 한편 남측 민간 분야의 대 정부 불만을 야기함으로써 국내 정치적으로 어려운 입장인 우리 정부를 더욱 궁지로 몰아 넣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일부 전문가들은 개성공단이 갖는 상징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 북한문제 전문가는 “개성공단은 2000년 6.15 공동선언 이후 남북관계의 상징으로 볼 수 있는 만큼 개성공단을 통해 정부의 6.15, 10.4 선언 이행을 압박하는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이 개성공단을 통해 대남 압박을 계속하려 할 경우 그 수위를 어느 정도까지 가져갈 것인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잇다.

방북하고 돌아 온 일부 민간 인사들을 중심으로 북이 상황에 따라 개성공단 사업 자체를 재고할 수도 있다는 이른 바 `개성공단 괴담’까지 돌고 있지만 정부 안팎에서는 대체로 북한이 개성공단 폐쇄 같은 극단적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낮게 평가하고 있다.

한 소식통은 “개성공단 폐쇄는 북한의 현금 수입 감소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그 이상으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로 인해 개선될 투자환경에 찬물을 끼얹게 될 것”이라며 “외국의 대북투자 유치나 경협 등을 생각하면 그런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한이 개성공단과 관련한 `몽니’의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임으로써 대남 압박을 계속할 가능성은 있다고 보고 있다.

한 남북관계 전문가는 “북한이 공단을 현행대로 유지하면서도 일시적인 통행 통제, 통행시간 추가 단축, 통관 고의 지연, 노동력 공급 일시 중단 등의 방법으로 압박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다양한 분석 속에 정부도 상황을 예의주시고 있다. 북측과의 3통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되, 북한의 압박에 굴복하는 모양새를 보여서는 안된다는 점에서 고민이 적지 않아 보인다.

한 전문가는 “우리 정부로선 북한의 압박에 의연하게 대응하면서 3통 해결을 위한 당국간 대화를 모색해야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우리 기업들의 편익과 연결되는 장비나 자재 등은 남북간에 최종 합의가 되지 않았더라도 실용적 관점에서 북에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