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개성공단을 축소하고 신의주특구를 대외교역 기지로 본격 개발할 계획인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베이징 대북 소식통들은 이날 북한이 개성공단 상주인원 제한 조치 등을 발표한 지 하루만인 25일 새벽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신의주 산업시설을 시찰했다는 보도가 나온 점에 주목, 이는 신의주특구 개방을 시사하는 수순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최악의 남북관계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도 8월 중순 이후 ‘건강이상설’이 나돌고 있는 김정일이 직접 중국과의 국경지대인 신의주 산업시설을 시찰한 것은 신의주특구 개발과 개방에 대한 열의와 의지를 읽게 해준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소식통들은 신의주특구 개발은 중국측과도 협의를 한 것이며 중국측도 신의주특구 개발·개방과 연계해 인접도시인 단둥(丹東)개발을 적극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당국은 또 신의주-단둥 연계 개발을 위해 군부와 상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들은 중국이 조만간 북한에 7억달러 규모의 차관을 제공할 계획인데 이 차관이 신의주 개발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신의주에서는 작년 7월부터 압록강 주변에 크레인이 늘어나면서 새 건물을 짓고 헌 건물을 철거하는 공사가 상당히 많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 목격됐다.
또 압록강 철교 부근에서는 골재 채취작업이 계속되고 있고, 비단 강변뿐 아니라 신의주역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시내 지역에서도 물류센터로 쓰일 건물을 신축되고 있다고 대북 무역에 종사하는 한국 교민들이 전했다.
중국측도 북한의 유초도에서 비단섬으로 이어지는 압록강 국경지역에 총 97㎢(약 2천935만평)의 산업단지를 계획하고 공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단둥과 연결돼 있는 신의주는 북한의 제1교역국인 중국을 상대하는 교역 기지다. 북한이 지난 2002년 중국을 끌어들여 대규모 경제특구를 조성하려다 당시 북한이 신의주 특구장관에 임명됐던 중국인 양빈(楊斌)이 중국 당국에 전격 체포되면서 무산됐다.
현재도 북한은 단둥에 노동당 39호실 소속 광명성총회사 등 대표적인 무역 회사들을 상주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신의주는 북한의 대중 교역의 핵심 기지다. 이 때문에 김정일이 신의주 산업시설을 시찰했다는 소식을 두고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이 남북 경협 대신 북·중 교역으로 탈출구를 뚫을 수 있다는 우회 메시지를 보여주려는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 국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신의주 방문 보도는 개성을 포기하는 대신 신의주로 상징되는 대중 교역을 뚫겠다는 과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