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성공단 압박에 입주기업 주문 끊기고 자금난

개성공단에 입주한 중소기업인들은 개성공단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바이어들로부터 주문이 끊기고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탄식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협의회 소속 기업인들은 27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김기문 중기중앙회장과 간담회에서 남북간 대립 국면으로 개성공단에서 기업을 경영하는 게 무척 어려워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한 의류업체 대표는 “24일 북측의 인원통제 조치 발표가 나온 뒤 바이어들에게 (개성공단이 안전하다고) 설득하러 다녔지만 오늘 매출액의 30%가량을 차지하는 거래처에서 내년도 물량발주를 취소하겠다고 연락이 왔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책을 수립해야 하냐”며 말끝을 흐렸다.

‘다른 업체 상황도 그러하냐?’라는 김기문 회장은 물음에 간담회에 참석한 20여명의 기업인들이 이구동성으로 ‘그렇다’고 응답했다.

한 섬유업체 대표는 “북측이 통행제한을 하겠다고 발표하니깐 바로 다음날 개성공단이 불안하니 보증심사를 나중에 하자고 기보로부터 연락이 오더라”면서 “개성공단이 폐쇄되고 안 되고를 떠나서 남한에서 정상적으로 하고 있는 사업도 개성공단과 연계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입주기업인들 사이에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북한 근로자 기숙사 문제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이 섬유업체 대표는 “지난 6월달에 입주해 모두 북측 근로자 900명을 신청했는데 현재 400명을 받았다”며 “미리 900명에 대한 생산시설을 갖췄는데 인력이 없이 기계만 덩그러니 놓아둔 상태”라고 전했다.

또 다른 패션업체 대표는 “10월 공장완공하고 들어갔는데 인원의 3분의 1도 못 받고 있다”며 “기숙사 문제는 공단개발 초기부터 예정된 것으로 지난해에 이미 착공하기로 하고 예산까지 확보했다가 핵 문제와 연계해 안 된다고 한다면 극단적으로 말해 기업인이 정부한테 속은 것 아니냐”며 격분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대한 ‘색깔 입히기’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유창근 입주기업협의회 부회장은 “우리가 정치적인 이념을 가진 단체가 아니라 원가경쟁력을 갖도록 개성공단에 진출한 기업인일 뿐”이라며 “북측이 경제활동을 특례적으로 보장하겠다고 정경분리 원칙을 정한 것처럼 남측도 정치와 경제를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기문 회장도 “기업인들이 돈을 벌러 북한에 간 것이지 북한을 도우러 간 것은 아니다”며 “경쟁력을 찾아간 것인데 그게 왜곡되는 경우가 있어 안타깝다”고 공감했다.

한 패션업체 대표는 “양질의 저임금 노동인력을 찾다가 북한이 괜찮다고 판단해 전 재산을 털어 갔는데 왜 우리가 정치적인 희생물이 돼야 하냐”며 반문했다.

문창섭 입주기업협의회 회장은 “사람들이 개성공단 88개 업체만 생각하는데 개성공단 건설하는 업체나 관련 기업까지 생각하면 수천명이 개성공단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며 개성공단이 지닌 경제적인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하중 통일부 장관이 개성공단 기업인의 입장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개성공단을 방문하도록 요청해달라는 입주기업인들의 부탁에 김기문 회장은 “그동안 통일부 장관이 취임하면 개성공단을 방문했는데 안한 것은 좀 그렇다”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유창근 부회장은 이날 중기중앙회 명의로 ‘중소기업이 희생양이 돼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대정부.국민 성명을 발표하고 개성공단의 중요성을 호소하는 광고를 게재하며, 삐라살포 단체와 토론회 내지 간담회를 주선해 줄 것을 중소기업중앙회에 건의했다.

입주기업협의회는 다음달 초 회원사뿐 아니라 비회원사가 모두 함께하는 임시총회를 열어 위기상황을 헤쳐나갈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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