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성공단 실태조사…통행차단 수순?

박임수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장(60) 등 군부인사 8명이 19일 개성공단을 방문해 실태조사를 벌이면서 남한 민간단체들의 삐라 살포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박임수 국방위원회 정책국장 등 8명이 전날 ‘현지사정 요해(실태 파악)’를 명목으로 개성공단을 방문했다”며 “박 국장 등은 업체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우리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10일 남북장성급회담 북측 대표단 단장 명의의 통지문에서 남측의 대북 전단 발송을 비난하고 “남측 인원들의 동(금강산)·서해(개성공단)지구 북남관리구역 통행과 관련한 군사적 보장합의를 그대로 이행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정식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박 국장 등은 이날 오후 2시 개성공단을 방문, 관리위원회 관계자들과 함께 공장과 사무실 등을 둘러봤다. 이들은 남한 민간단체들이 김일성의 생일인 15일 ‘태양절’에 북한 체제를 비난하는 대북 전단(삐라)을 북쪽으로 발송한 것에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국방위원회 간부가 개성공단을 방문해 대북 삐라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해, 향후 개성공단 중단 등의 압박정책을 들고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최근 천안함 사건과 북한의 금강산 부동산 동결 조치 등으로 남북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개성공단 남북 육로통행 제한 또는 차단과 같은 실질적인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당국은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08년 11월 6일 김영철 당시 국방위원회 정책실장 등 군부 조사단도 같은 방식의 조사를 진행한 후 엿새 뒤 육로통행 제한 등의 12.1조치를 발표했다.


한편 박 국장은 2008년 10월까지 남북군사실무회담에 수석대표로 공식석상에 나왔으며 인민군 대좌에서 최근 소장으로 승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인 김영철 상장(64)이 지난해 5월 확대 개편된 국방위원회 산하의 정찰총국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이 자리를 이어받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