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성공단 노동자 학력별 임금인상 요구

▲ 개성공단 여성근로자 ⓒ데일리NK

북한이 개성공단 근로자의 임금을 학력별로 차등 인상을 요구해 정부와 입주업체들이 대책 마련을 위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이 작년 말 개성공단 노동규정 시행세칙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학력별로 임금을 달리하는 안을 제시했다”면서 “현재 50달러인 기본급에서 대졸자는 30%, 전문학교(전문대) 졸업자는 10% 정도의 임금을 인상해 달라고 요구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측의 이런 요구에 대해 입주기업들은 출입국도 자유롭지 않고 북측 근로자에 대한 인사권도 없는 등 경영환경 개선이 우선이라는 이유로 북측 요구를 거부했다.

이와 함께 입주기업들은 대졸자와 고졸자 모두 같은 일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 단지 학력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임금을 많이 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양측 입장이 팽팽히 맞서자 이후 남북간 별다른 협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2002년 입국한 탈북자 김 모씨는 “북측은 대학졸업자와 중학교(고등학교) 졸업자의 초봉이 북한 돈으로 약 30원에서 많게는 60원까지 차이가 난다”며 “개성공단 노동자들의 차등 지급 요구에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이러한 원인도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했다.

북측은 아울러 노동자에게 일정 작업량을 배당하고 실적에 따라 보수를 달리하는 도급제 도입도 요구하고 있지만, 입주기업들은 이 역시 정액임금제인 규정에 맞지 않고 품질 저하가 우려된다는 등의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북측은 작년 초 최저임금을 인상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남측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올해는 이 문제를 아직 제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년의 5%를 초과할 수 없도록 돼 있는 임금인상은 공단 출범 이후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남측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관계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원산지 규정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아 개성공단 제품 수출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북측 근로자 임금을 올리기 힘들다는 게 입주기업들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사정상 북측 요구를 마냥 거부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해 임금 인상 가능성은 열어놨다.

현재 개성공단에는 1만3천여 명의 북한 근로자가 일하고 있으며 대부분이 고졸자지만 대졸자와 전문학교 졸업자도 각각 10.6%, 11%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