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성공단 계좌 추진…南 거부로 무산

북한이 작년 9월께 개성공단 우리은행 지점에 계좌를 개설하려 했지만 우리은행이 거부해 무산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19일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은 작년 9월14일 개성공단 남측 관리위원회를 통해 구두로 개성공단 우리은행 지점에 계좌를 개설해 달라고 요청한데 이어 12월에는 공문을 통해 이를 공식화했다.

북측은 계좌 개설 이유로 ’개성공단 남측 근로자들에게서 소득세를 징수하고 공단 북측 근로자들의 임금 수금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고 통일부는 설명했다.

9월14일은 미국이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아시아(BDA)를 북한의 돈세탁 창구로 지목하기 이틀 전으로 BDA 북한 계좌 동결을 계기로 본격화된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와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정상적 금융활동 이외의 용도로 계좌 개설을 원했다면 우리 금융당국이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는 남측 은행을 택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우리은행 개성지점은 승인 업무 범위가 ’개성공단 입주 기업과 남측 종업원’으로만 한정돼 있어 현재로선 북측의 계좌 개설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며, 우리은행도 이 점을 들어 북측에 계좌 개설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우리은행은 정부 당국에 업무 범위를 북측까지 확대해 달라는 요청은 하지 않았다고 통일부는 덧붙였다.

북측은 계좌 개설이 어려워지자 개성공단 남측 관리위원회에 ’은행지점을 폐쇄하겠다’며 압박하는 등 한때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지만 지난 3월께 ’더 이상 이 문제를 거론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우리 당국에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 문제로 관계장관 회의를 열고 북측의 계좌 개설 요청 배경과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일각에서는 당시 계좌 개설은 어렵더라도 금고 대여 등을 통해 북한을 배려하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금고 대여도 금융활동의 일환이라는 판단이 많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당시 회의에서 북한의 계좌 신청을 받아들일 지 여부에 대해서는 논의가 되지 않았다”면서 “만약 우리은행이 북측 계좌 개설을 위해 업무 범위 확대를 요청해 왔다면 정부가 이를 검토했겠지만 그렇지도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 문제는 기본적으로 우리은행이 판단할 사안이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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