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방 택하면 남북관계 새지평 열려”

▲ 이명박 대통령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제17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선서하고 있다.ⓒ연합

이명박 대통령이 25일 국회에서 취임식을 갖고 17대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산업화와 민주화 시대를 넘는 ‘선진화 시대’를 선포했다.

이 대통령은 ‘이념의 시대’를 넘어 ‘실용의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천명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년, 더러는 멈칫거리고 좌절하기도 했지만 이제 성취의 기쁨은 물론 실패의 아픔까지도 자산으로 삼아 다시 시작할 것”이라며 “산업화와 민주화의 결실을 소중하게 가꿔 새로운 60년을 시작하는 첫해인 2008년을 선진화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념의 시대’를 넘어 ‘실용의 시대’로 나가야 한다”면서 “실용정신은 동서양의 역사를 관통하는 합리적 원리이자, 세계화 물결을 헤쳐 나가는 데에 유효한 실천적 지혜이다. 인간과 자연, 물질과 정신, 개인과 공동체가 건강하고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삶을 구현하는 시대정신”이라고 강변했다.

이 대통령은 선진화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활기찬 시장경제 ▲능동적∙예방적 복지 ▲인재대국과 과학국가 ▲글로벌 실용외교와 한반도 평화정착 ▲섬기는 정부의 5대 국정지표를 제시했다.

“北 개방 택하면 남북협력의 새 지평 열릴 것”

이 대통령은 “남북통일은 7천만 국민의 염원이다. 남북관계는 이제까지보다 더 생산적으로 발전해야 한다”며 “이념의 잣대가 아니라 실용의 잣대로 풀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한 주민이 행복하게 살고 통일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면서 “‘비핵∙개방3000 구상’에서 밝힌 것처럼,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의 길을 택하면 남북협력에 새 지평이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10년 안에 북한 주민 소득이 3천 달러에 이르도록 돕겠다”며 “그것이 바로 동족을 위하는 길이고 통일을 앞당기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남북의 정치 지도자는 어떻게 해야 7천만 국민을 잘 살게 할 수 있는가, 어떻게 해야 서로 존중하면서 통일의 문을 열 수 있는가, 하는 생각들을 함께 나누어야 한다”면서 “이런 일을 위해서라면, 남북 정상이 언제든지 만나서 가슴을 열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기회는 열려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필요하지만 국내 정치에 이용하기 위해 형식적인 정상회담은 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한미동맹을 강화하겠다는 뜻도 거듭 밝혔다. 그는 “미국과는 전통적 우호관계를 미래지향적 동맹관계로 발전, 강화시키겠다”면서 “두 나라 사이에 형성된 역사적 신뢰를 바탕으로 전략적 동맹관계를 굳건히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그는 “아시아 국가들과의 연대도 매우 중요하다”면서 “특히 일본, 중국, 러시아와 고루 협력관계를 강화하여 동아시아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자원∙에너지 외교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경제의 엔진을 안정적으로 가동하기 위해 자원과 에너지의 안정적인 확보에도 힘쓸 것”이라며 “아울러 평화와 환경을 위한 국제협력에도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경제규모와 외교역량에 걸맞게 인류 보편의 가치를 구현하는 기여외교를 펴겠다”면서 “UN 평화유지군(PKO)에 적극 참여하고 공적개발원조(ODA)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