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강경’ 의장성명에 반발 예상

북한의 장거리 로켓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논의가 ‘대북 결의’에서 ‘의장성명’으로 형식적으로 한 단계 낮춰졌지만 매우 강경한 내용을 담음으로써 북한이 반발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북한 당국은 지난달 24일 외무성 대변인의 담화를 통해 안보리의 제재가 있을 경우 북핵 6자회담이 파탄날 것이라고 경고한 데 이어 26일엔 외무성 대변인이 조선중앙통신과 문답하는 형식을 통해 안보리가 로켓 발사를 “문제시해” 논의하기만 해도 6자회담이 철폐되고 핵불능화 조치가 원상복구되는 것은 물론 “필요한 강한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고 위협했었다.

이에 따라 안보리 의장성명이 공식 발표되면 북한도 강경한 입장발표로 대응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김연철 한겨레평화연구소장은 12일 “일단 담론의 수준에서 북한은 강한 반발을 내놓을 것”이라며 “강경에는 초강경으로 대응한다는 것이 북측이 보여온 관성적인 대응인 만큼 6자회담 파기 등을 선언해 의장성명에 맞불을 놓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한은 우선 ‘말 대 말’의 대응을 보이면서 유엔의 조치들을 지켜본 뒤 ‘행동 대 행동’에 따라 대응 수위를 올려나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6년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유엔 대북 결의→북한 핵시험→유엔 대북 제재결의’로 위기 상황이 상승하는 현상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북한이 가장 먼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북핵 10.3합의에 따라 진행해온 영변 핵시설 불능화 작업의 중단 및 원상 복구.

상황 전개에 따라선 북한이 2006년과 유사하게 핵시험까지 이어갈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의장성명 발표 후 예상되는 북미간, 북중간 물밑대화에 따라 이러한 위기상승의 변곡점이 올 수도 있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의 추가적인 상황 악화조치는 의장성명이 발표된 뒤 미국과 중국이 대북 교섭을 얼마나 빨리 시작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대화가 조기에 재개될 수 있다면 ‘말 대 말’ 수준의 조치에서 상황이 마무리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6년 유엔의 대북결의 1718호가 나온 후 북미간 상황 악화조치가 중단된 것도 그해 연말 북미간 대화가 전개되면서부터였던 만큼 이번에도 북미간 대화 여부가 한반도의 긴장상황이 조기 해소되느냐 장기화되느냐를 가르는 열쇠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북한의 우방인 중국이 무엇을 가지고 얼마나 북한을 설득할 수 있느냐도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2006년 핵시험 사태를 전후한 중국의 태도에 대해 “국제사회에서 북한 문제를 가지고 어부지리를 얻으려고 한다”는 불만과 불신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북한은 이번에도 ‘강경한’ 의장성명에 대해 중국에 불만을 가질 수 있다.

이희옥 성균관대 교수는 “시진핑 중국 국가 부주석의 지난해 6월 방북 이후 북중간에는 그 어느 때보다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중국은 북한에 대해 이번 조치의 불가피성과 향후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 등을 설명.설득해 북한의 반발을 최소화하고 6자회담을 조기 재개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중국은 특히 이번 ‘의장성명’이 구속력이 없다는 점을 북한측에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도 북한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만큼 의장성명의 문구가 최종적으로 어떤 식으로 구성돼 발표될지 좀더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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