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간부층에 ‘김정일 와병’ 공개 언급”

북한 당국이 김정일의 ‘인민성’을 선전하면서 지난해 그의 와병 사실을 공식 거론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이 주목된다.

신의주 소식통은 21일 ‘데일리엔케이’와 통화에서 “이번 2월 16일(김정일 생일)을 맞으며 각 동사무소들에서 진행한 인민반장들 회의에서 지난해 장군님(김정일)이 몹시 앓으셨다는 것을 알려줬다”며 “간부 강연회들에서도 이 내용을 정식으로 거론했다”고 전해왔다.

북한 당국이 하급 간부들과 인민반장들에게 김정일 와병사실을 공식 시인함에 따라, 김정일 건강에 대한 북한 지도부의 자신감이 완전히 회복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일은 지난달 왕자루이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의 방북 과정에서 전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며 ‘건재’를 과시하기도 했다.

이 소식통은 “지난 13일 신의주에서는 장군님 탄생일과 관련된 인민반장들의 회의가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4시간 동안 있었다”면서 “회의 안건은 장군님의 탄생일을 맞아 적들의 책동에 맞서 ‘혁명적 경각성’을 높이는 문제, 거리와 마을을 깨끗이 꾸리는 문제, 조성된 정세의 요구에 맞게 긴장을 늦추지 말고 장군님의 탄생일을 뜻 깊게 보낼 데 대한 문제들이 다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회의에서는 ‘우리조국의 안녕과 인민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 시련의 강행군을 이어가고 계시는 우리 장군님의 위대성을 널리 선전하자!’라는 제목의 강연회가 이어졌다”면서 “강연회에서 ‘지난 9월 9일 공화국 창건 기념일을 앞두고 고된 강행군을 이어가시던 우리 장군님께서 현지지도 노정에서 쓰러지셨다’고 소개됐다”고 전했다.

다만, 김정일의 발병 원인과 정확한 날짜는 거론되지 않았으며, 일반 노동자들이나 주민들이 참석하는 강연회와 인민반 회의에서는 아직까지 김정일 와병과 관련된 언급이 없는 상황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소식통은 “강연에서는 장군님이 ‘현지지도 노정에서 쓰러지셨다’고 했지만, 어디를 방문하다가 어떻게 쓰러졌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면서 “장군님께서 쓰러지셨다는 소식을 들은 9. 9절 행사장은 눈물바다로 변했다 했다는 내용이 전해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장군님이 앓는다는 소문이 도는 것 때문에 그동안 당 기관과 국가안전보위부의 통제가 만만치 않았다”며 “한 달전 까지만 하더라도 ‘허위 소문’이라고 떠들더니, 이제는 또 장군님이 아프신게 ‘사실’이라며 위대성을 선전하라고 지시한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강연회에서 그렇게 해명을 했고, 요새 텔레비전에서도 장군님 소식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장군님께서 지금도 앓고 계시다는 소문들이 계속 돌고 있다”면서 “하지만 정작 백성들은 장군님의 건강에 별 관심이 없다”며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