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黨대회 자금확보 급급…“中에 6개월 봉급 먼저달라”

북한 당국이 7차 당(黨) 대회 자금마련을 목적으로 노동자를 송출한 중국 회사 측에 6개월 치 임금을 먼저 송금해줄 것으로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 제재 및 종업원 집단 탈북 등의 영향으로 해외 북한 식당 운영이 어려워지자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한 대북소식통은 24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200명가량의 북한 노동자들이 일을 하고 있는 중국 단둥(丹東)의 모 수산물회사에서 북한 측의 강력한 요구에 6개월분의 월급이 최근 송금됐다”면서 “이는 5월 초 개최되는 노동당 대회 때 쓸 돈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중국 측이 지급하는 총 월급 500달러 중 대부분은 다 북한에 송금되고 150달러를 남겼다가 북한 측 책임자가 월급으로 지불하곤 했었는데, 최근 들어 이마저도 보장해주지 않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차라리 북한으로 가고 싶다’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고 덧붙였다.

특히 북한 당국은 이들이 받는 월급을 늘리기 위해 노동시간을 12시간에서 13시간으로 확충하는 것도 허가했다. 그동안 쏠쏠한 자금통로이었던 해외 식당 상황이 좋지 않게 흘러가자, 자금을 벌어들일 수 있는 곳에서 일하는 자국민을 더욱 압박하고 있는 모양새다.

심지어 북한 여성 근로자들은 휴일도 보장받지 못하는(한 달 2일만 휴식 가능) 등 최악의 근무 조건에 처해있다.

소식통은 “최근 일본과 수출계약을 맺은 이 회사는 기간 내 제품포장을 위해 13시간 노동으로 늘렸고, 북한 측도 이를 무마해줬다”면서 “노동시간 연장에 따른 비용은 북한근로자 책임자에게 따로 지불되었지만 정작 근로자에게는 돌아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근로자들은 새벽 5시부터 저녁 6시까지 일하는 조건에 따라 휴식도 제대로 취할 수 없어 불만이 많다”면서 “북한여성들은 10명이 한 개조로 일하면서 숙소생활을 해야하고, 외출, 조퇴, 병 치료 등은 책임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거의 꿈도 못 꾼다”고 소개했다.  

중국 개별 회사와 계약을 통해 평양 등 주요도시에서 선발되어 나온 북한 해외 노동자들은 처음에는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희망을 품는 경우가 있지만, 노동강도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 월급과 강한 조직생활로 인해 결국에는 당국에 대한 불만을 품게 된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북한 근로자들은 수산물은 수출품이므로 최상의 상태로 포장되어야 한다는 회사 측 요구에 따라 일할 때 마음껏 말도 못하게 된다”면서 “북한 측은 이에 대해 별 항의도 없을뿐더러 오히려 중국 측 요구를 최대한 맞추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나아가 경리직책을 가지고 있는 북한 책임자는 월급을 선불 받았기 때문에 아픈 여성들을 치료나 휴식을 승인하지 않고 일터로 몰아대고 있다”면서 “몸이 허약해진 북한 근로자들이 귀국을 요청하기도 하지만, 책임자는 단칼로 거절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설송아 기자
북한 경제 IT 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