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黨대회 앞두고 국경지역 300세대 강제 이주

북한 당국이 내달 6일 예정된 7차 당(黨) 대회를 앞두고 북한 양강도 혜산시 주민 300여 세대에 강제 이주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대회를 통해 체제 공고화를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김정은이 탈북 등 체제 이탈 움직임을 사전에 원천적으로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양강도 소식통은 29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위(당국)에서 국경지역을 재정비한다는 목적으로 혜강동(혜산시의 북쪽 압록강 연안에 위치)에 있는 300여 세대 살림집 철거를 지시했다”면서 “내달 초 ‘70일 전투’가 끝나면 바로 철거 작업을 시작한다는 통에 주민들은 당황해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70일 전투로 정신없는 날을 보내고 한시름 놓는가했는데 갑작스런 집 철거 소식에 불안해하고 있다”면서 “본격 농사철에 들어섰다는 점에서 주민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2014년 성후동(혜산시 동쪽 압록강 연안에 위치)과 강구동(시의 압록강과 허천강이 합치는 어귀에 위치) 일부 살림집 철거 단행의 연장선으로, 국경지역 주민들을 순차적으로 강제 이주하는 방법으로 탈북 차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소식통은 “도(道)에서도 대놓고 ‘나라를 배신하는 자(탈북민)들을 막기 위한 조치이기 때문에 불만을 보이지 말 것’을 강조한다”면서 “주민들도 ‘대북제재로 점점 어려워지는 생활을 피하려고 탈북하려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압록강 둑 주변을 재정비하려는 것 아니겠냐’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철거지역 주민들의 입사증(집주인임을 증명하는 문서)은 이미 인민위원회 주택과에서 다 걷어간 상태”라면서 “일부 돈 있는 주민들은 집을 사서 이사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주민들은 넋을 놓고 있는 상태”라고 부연했다.

북한 당국이 새로운 살림집 건설을 약속했지만 이를 믿는 주민들은 거의 없다고 한다. 지난해 가을 발생한 강안동에서의 화재로 집을 잃은 52세대에 주택 제공을 호언장담했지만, 아직 착공도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강안동 화재에 대한 새로운 살림집 건설자도 이제 모집한 상태인데, ‘우리 것은 아직 멀었다’는 반응이다”면서 “위에서 ‘철거된 주민들에 대한 집은 도에서 지어주니까 국가에서 하라는 일(사상무장, 동원 등)에 성실히 참가할 것’만 연일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민들은 때 아닌 월동(?) 준비에 나섰다. 소식통은 “갑자기 비닐박막을 구입하려는 주민들이 늘었다. 널빤지 등으로 판잣집을 지어 거기에 비닐을 덧씌우려고 하는 것”이라면서 “하루 아침에 집을 잃은 주민들은 이제 도난 걱정까지 겹쳐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