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軍총참모부 입장 발표 10년만의 일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가 17일 직접 나서 이명박 대통령을 “역도”라고 지칭하면서 남측에 “전면 대결태세에 진입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 그동안 보여준 대남 입장 표명 방식에 비해 매우 ‘고강도’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합동참모본부에 해당하는 북한군 총참모부가 남한을 비롯해 대외 현황에 관해 직접 전면에 나서 입장을 표명한 것은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3회에 불과할 정도로 극히 이례적이다.

1998년 8월 미국이 평안북도 대관군 금창리의 지하시설에 대해 핵 재처리용 시설이라는 의혹을 제기한 데 이어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해 ‘북한 침략시 바로 타격을 가하겠다’는 새 전쟁계획(5027 작전계획)을 수립 중인 것으로 알려지자 북한은 같은 해 12월2일 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을 전격 발표했다.

당시 성명은 “우리 혁명무력은 미제 침략군의 도전을 추호도 용서치 않고 섬멸적인 타격으로 대답할 것이라는 것을 주체 조선의 존엄을 걸고 엄숙히 선언한다”며 “침략자들은 무주고혼의 신세를 절대로 면치 못할 것”라고 주장했다.

성명은 또 “우리에게는 우리식의 작전계획이 있다. 외과수술식 타격이요, 선제타격이요 하는 것은 결코 미국만의 선택권이 아니며 그 타격방식도 결코 미국의 독점물이 아니다”며 “우리 인민군대의 타격에는 한계가 없으며 그 타격을 피할 자리가 이 행성 위에 없다는 것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 발표 후 내부적으로 성명을 지지하는 대회를 여는 등 대대적인 지지 캠페인을 벌이는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에게 요청, 성명을 회원국에 배포하기도 했다.

북한군 총참모부가 직접 나선 2번째 사례는 1999년 9월2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은 유엔군 측에 의해 일방적으로 그어진 경계선이어서 무효화한다고 선언하고 일방적으로 새로운 해상 경계선을 설정해 발표한 ‘특별보도’다.

이에 앞서 북한은 같은 해 6월15일 서해상에서 NLL 문제로 1차 연평해전을 일으키고 다음달 21일 열린 남북장성급회담에서 이같은 새 해상경계선을 제시한 뒤 총참모부 명의로 대외에 공식 선언한 것이다.

그후 북한은 총참모부가 선언한 새 경계선을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주장하면서 2차 연평해전을 일으켰고 남측이 자신들이 지정한 경계선을 침범했다고 수십차례 비난해 왔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후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개선되면서 인민군 총참모부 명의의 입장 발표는 나오지 않다가 이번에 10년 만에 다시 등장한 것이다.

특히 이날 총참모부 대변인은 대좌 계급장을 단 군복을 입고 조선중앙TV에 직접 출연해 강한 어조로 성명을 발표함으로써 이번 사안의 중대성을 부각시키고 긴장감을 한껏 고조시키려 했다.

외무성,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비롯한 대남기구는 물론, 인민무력부 대변인 담화와 북한군 판문점대표부 담화 등 종래 다른 군부의 입장도 전부 아나운서들이 낭독했지 대변인이 직접 출연해 발표한 적은 없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북한군 무력과 작전을 실제 운용하는 기관이라는 점에서 총참모부 대변인의 성명은 강력한 대남 `무력 도발’을 경고한 높은 수준의 위협인 셈이다.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에도 직접 출연해 성명을 발표했으며, 북한 언론매체들은 이 성명을 정규 뉴스시간을 포함해 반복 보도했다.

북한 매체들은 이날 오후 5시 중앙방송과 평양방송, 중앙TV가 각각 성명을 재방송한 데 이어 중앙TV가 정규 뉴스 시간이 아닌 오후 6시에도 재방송하는 등 비중있게 다뤘다.

총참모부는 산하 10여개 지상군 군단, 4개 기계화군단, 1개 전차군단, 2개 포병군단, 평양방어사령부, 해군사령부, 공군사령부 및 기능 참모조직들을 직접 지휘하며, 대남 공작업무를 맡은 정찰국, 작전국, 감찰국, 군사훈련국, 경보교도지도국 등도 관장한다.

총참모장은 2007년 4월부터 김격식 대장이 맡고 있으며 그 이전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측근인 김영춘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10여년간 맡았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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