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軍곳간’ 열어 식량난 돌려막기

북한이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식량난을 막기 위해 군부의 ‘곳간’까지 열어 식량 공급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북한이 겉으로는 쌀값 안정세로 ‘고요함’을 유지하고 있지만 호전되고 있는 외부 상황이 녹록지 않아 아직도 식량난으로 인한 ‘위험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19일 대북 인권단체인 좋은벗들과 북한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달 10일께 각 시.도 소재지에 10∼15일분 식량을 배급했으며 김일성 주석 생일(4.15) 전날인 지난 14일에도 이틀분 식량을 특별 공급했다.

좋은벗들은 이 중 지난달 배급분은 대량 아사에 직면할 것을 우려한 북한 당국이 전쟁시 군인들에게 제공할 비상식량인 군량미를 풀어서 충당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권태진 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지금은 이모작 곡물(보리 등)이 나오기 전인 춘궁기라서 북한 주민들의 식량 보유량이 바닥을 드러낼 시기”라며 “북한 당국이 시장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급한대로 군량미를 풀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식량 부족으로 3∼4월부터 쌀과 옥수수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1㎏당 쌀은 900원, 옥수수는 300원 등으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임시 방편인 ‘돌려막기’에 힘입은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북한 식량사정에 밝은 한 전문가는 “2.13합의 이후 호전되고 있는 국제 환경 속에서 남한을 비롯한 외부의 쌀 지원이 이뤄질 것을 예상해 미리 당겨서 ‘급한 불’을 끄고 나중에 채워넣으려는 계산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부 관계자도 “북한이 군량미에 손을 댔다는 얘기는 그동안에도 수차례 나왔지만 경제문제 이상의 정치적 의미를 갖고 있는 급박한 식량난 대처를 위해 통치권 차원에서 행할 수 있는 비상수단을 쓰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의 이 같은 비상 대처와 외부 지원 기대에도 불구하고 ‘식량난 위기’를 순탄하게 넘길 수 있을 지는 아직도 미지수라서 식량난에 관한 한 ‘폭풍전야’를 맞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평양에서 열리고 있는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협위)에서 정부가 쌀 40만t 지원에 합의하더라도 북한에 대한 즉각적인 지원은 늦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쌀 지원시 국민 여론을 감안해 북한의 2.13합의 이행을 지켜본다는 점을 분명히 할 것으로 예상돼 실제 지원은 일러야 5월 말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그렇게 될 경우 북한에는 ‘잔인한 5월’이 될 공산이 크다.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햇감자는 6월, 옥수수는 7월에나 나오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의 식량 창고는 현재 비었다고 봐야 한다”며 “시장에서는 식량을 구할 수 있겠지만 구매력이 약한 계층은 어려움이 가중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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