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 BDA해법 수용하나

美노력 평가 속 정치적 부담.경제적 실익도 고려한 듯

미국이 ’2.13합의’ 이행의 걸림돌이 되어온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의 최종해법을 제시하고 북한의 수용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미국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의 방북으로 낙관적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방북일정에 동행했던 빅터 차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북측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 “우선 북측은 자신들이 마카오에서 얻으려 했던 것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것”이라며 “그리고 나서 그것(계좌)에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북한이 마카오 당국으로부터 BDA에 동결된 계좌의 자금은 언제든지 찾아가라는 통보를 받고 이를 직접 확인하면 2.13합의 이행으로 움직일 수 있을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리처드슨 주지사도 “북한 정부는 BDA가 해결되면 바로 그 다음날 자기들이 해야 할 바를 하겠다는 점을 우리에게 분명히 했다”면서 “그런 만큼 북한은 BDA 해결 후 하루 이내에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을 다시 불러 원자로 폐쇄 조치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지난달 19일 미국과 합의를 통해 중국은행(BOC)으로의 BDA자금 이전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의 최종해법을 수용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시 BDA자금을 제3의 은행으로 이체하는 방안이 나온 것은 미국과 북한 양자의 입장을 감안했던 조치로 미국으로서는 불법행위자인 북한이 불법계좌에서 돈을 인출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견지했고 북한 역시 국제금융거래 허용이라는 부수적 효과를 노렸던 것.

하지만 BDA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불법자금’이라는 꼬리표를 단 북한의 자금을 받으려는 제3의 은행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미국 재무부까지 나서 중국의 은행을 설득했지만 해결책을 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따라서 미국이 BDA의 북한자금에 대해 형식적으로 불법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예금주가 언제든지 인출하도록 했고 이는 북한에 대한 금융제재 이전인 2005년 9월로 시계를 되돌린 사실상 미국의 ’백기투항’으로 평가되고 있다.

북한이 미국의 최종해법에 분명한 입장을 표시하지는 않았지만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도 결국 그동안 미국이 보여준 문제해결 노력과 이번 해법이 가지는 미국의 양보를 평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미국의 최종해법마저 걷어찰 경우, 북한이 떠안게 될 정치.외교적 부담도 감안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는 10일 서울로 들어오면서 “비핵화를 못하면 다른 트랙에도 문제 있을 것이고 북한이 비핵화 과정을 시작하지 않으면 매우 불투명한 미래에 맞닥뜨릴 것”이라며 “북한이 계속해서 핵무기를 제조하면 대외 금융거래 계좌가 면밀히 조사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힐 차관보의 언급은 미국은 할 만큼 했으니 북한이 이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북한이 오매불망 고대해온 북미관계 정상화 등 다른 문제에서 손해를 볼 수 밖에 없을 것임을 지적한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다소 불만족스럽더라도 미국과 관계정상화 등 다른 실익을 감안한다면 더 이상의 욕심을 부리는 것은 이롭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에서 시작된 이번 기회를 북한이 거부한다면 6자회담 참가국들 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비난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일각에서는 북한이 미국의 BDA 최종해법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경제적 실익도 감안한 것 아니겠느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최종해법을 통해 BDA에 동결된 2천500만달러의 자금을 언제든 손에 쥘 수 있는 상황에서 자금이체에 집착한 무리한 욕심으로 더 큰 이익을 놓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북한의 핵동결 조치가 미뤄지면서 중유 5만t의 지원도 미뤄지고 있고 비핵화의 지연으로 자칫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에서 논의될 남한의 쌀 40만t 지원도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북한이 BDA문제를 제기한 이유는 미국 적대정책의 산물이라는 이유였고 처리과정에서 이 정책의 변화를 보여달라는 것이었다”며 “북한이 원한 최상의 결과는 얻지 못했지만 미국의 노력을 목격했고 ’2.13합의’ 이행에서 생겨나는 다른 이익들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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