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19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이 `작전계획 8022-02’를 작성한 사실은 `북을 주권국가로 인정한다’느니, `북을 침공할 의사가 없다’느니 하는 것은 거짓”이라고 강조했다.
또 “(미국이)6자 회담을 운운하는 것도 빈말이고 속심(속셈)은 우리를 압살할 야망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조평통 담화는 이날 조셉 디트러니 미 국무부 대북(對北) 협상대사가 지난 13일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를 찾아가 “북한은 `주권국가’라는 메시지와 함께 `공격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는 일본 아사히(朝日) 신문의 보도가 나오고 남한 당국자가 이 사실을 확인한 시점에서 발표돼 주목된다.
하지만 이 담화는 디트러니 대사의 `주권국가’ 메시지 전달에 대한 직접적인 반응이라기 보다는 지난 14일 외무성 대변인이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을 `무서운 정권’이라고 한 것은 `주권국가 인정’ 발언이 기만술책임을 폭로한 것”이라고 주장한 것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내용으로 분석되고 있다.
담화는 “최근 미국이 지난해 극비밀리에 우리에 대한 핵선제공격계획인 `작전계획 8022-02(콘플랜 8022)’를 작성한 사실이 드러났다”면서 “그동안 여러 가지 북침전쟁 시나리오를 작성했지만 우리에 대한 핵선제공격을 작전계획으로까지 구체화한 사실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특히 “`작전계획 8022-02’는 `북이 미사일로 미국 본토를 공격하거나 공격이 임박했다는 징후가 있을 경우에 대비한 대책’으로 되어 있다”면서 “이는 미국이 임의의 시각으로 그 무슨 `징후’라는 구실을 조작해 내어 우리에 대한 핵선제공격을 감행할 수 있게 되어 있는 극히 위험천만한 북침전쟁 계획”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미국 지배층이 `폭정의 전초기지’니 `무서운 나라’니 하며 폭언을 하고 `미사일 발사시험’이요 `지하 핵무기시험 징후’요 하며 소동을 피우고 있는 것도 우리를 자극하고 여론을 호도해 핵선제 공격의 구실을 마련하기 위한 고의적이며 체계적인 도발행위”라고 지적했다.
담화는 “미국이 부당한 구실을 붙여 핵선제공격을 감행한다면 우리 군대와 인민은 그동안 다져온 강력한 핵억제력으로 침략자, 도발자들을 무자비하게 징벌할 것”이라며 “미국은 무분별하고 위험천만한 핵선제공격 작전계획을 당장 없애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미국이 반공화국 핵소동에 미쳐 날뛰면서 극비밀리에 핵선제공격 작전계획까지 작성해 놓고 있는 조건에서 우리가 민족의 존엄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자위적 핵억제력을 더욱 강화하는 것은 너무도 응당하다”며 “우리는 미국의 어떠한 침략과 도발에도 대응할 수 있게 준비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의 워싱턴포스트는 15일자(현지시간) 특집기사에서 북한과 이란을 상 대로 한 핵선제공격을 상정한 비상계획 콘플랜 8022의 존재 및 수립 과정을 상세히 소개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