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 본토 도달 ICBM 개발하면 ‘핵우산’ 무의미”







세종대학교와 세종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북한 핵 대응책은 무엇인가?’ 정책 토론회에서 발표자들은 “한국도 핵무장을 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김봉섭 기자


6자회담과 같은 외교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지속되고 있는 현 조건에서 한국도 독자적으로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부 학자들 사이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4일 세종대학교와 세종연구원이 주최한 ‘북한 핵 대응책은 무엇인가’ 토론회에서 참석한 전문가들은 “한국도 핵 무장을 해야 북한의 위협에 대응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이날 세종호텔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한국의 핵무장 시 미국의 제재를 우려하는 전문가들의 견해에 대해 “핵무기를 독자적으로 개발한 이스라엘·파키스탄·인도는 지금 미국으로부터 제재는 커녕 막대한 원조를 받고 있다”면서 “이스라엘은 중동에서 미국의 이익을 보장하고 파키스탄은 대(對)테러전에 협조적이며 인도는 중국을 견제해주는 등 미국에 이익이 되고 있다. 때문에 미국은 이 국가들을 묵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대표는 “한국은 동북아에서 이들 세 나라보다 미국에 매우 중요한 존재”라면서 “한국처럼 경제적·지정학적·군사적 가치가 큰 나라는 핵개발을 해도 제재가 먹히지 않을 것이다. 한국은 중국과 북한을 견제하기 위해 핵무장을 하는 것인데 이를 제재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NPT 10조에는 적의 핵개발로 국가 생존 차원의 중대한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는 사전에 통보하고 탈퇴할 수 있도록 규정해 놨다”면서 “‘6자회담이 6개월 안에 북핵폐기에 실패한다면 NPT에 탈퇴하겠다’라는 선언을 한다면 그때부터 핵문제의 주도권은 대한민국이 쥘 것”이라고 말했다.


이춘근 한국경제연구원 외교안보연구실장은 북한이 ICBM을 통해 미국을 핵으로 공격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올라간다면 미국의 핵우산은 무의미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춘근 실장에 따르면 북한은 이미 초보적인 수준의 핵무기 개발을 완료한 상태다. 이 실장은 북한이 발사한 핵무기가 4분 안에 제주도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우리에게는 북한의 핵무기를 요격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북한의 핵미사일이 미국에 도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순간 북한은 미국의 대북 군사공격을 억지할 수 있게 된다”면서 “미국은 로스엔젤레스와 시애틀을 서울과 맞바꾸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북한이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대포동 미사일을 보유하려고 애쓰는 이유는 한반도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미국의 개입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해서”라며 “북한의 핵무기를 한국 단독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은 한국의 핵무장 뿐”이라고 말했다.


박근 한미우호협회 명예회장도 “남북 간의 핵 균형은 오히려 남북 간의 핵 평화를 만들 것이다”라면서 “하지만 먼저 미국과 유엔에 ‘한반도에 있는 모든 핵무기는 통일과 동시에 해체하고 파기할 것’을 공식적으로 약속·선언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세종호텔에서 열린 이번 토론회에 참석자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김봉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