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 대표’ 초청, 6자회담 복귀 명분쌓기인가?

미국의 대북금융제재에 대한 북한의 반발로 6자회담이 장기교착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1일 미국측 수석대표를 초청해 대미 직접대화 의지를 보여 주목된다.

외무성 대변인은 “우리는 미국이 진실로 공동성명을 이행할 정치적 결단을 내렸다면 그에 대해 미국측 단장이 평양을 방문해 우리에게 직접 설명하도록 다시금 초청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갑자기 이같은 입장을 밝힌 것은 미국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새로운 대북정책’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뉴욕 타임스는 지난 18일 미국 정부가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면 6자회담과 병행해 평화협정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는 내용의 정책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었다.

외무성 대변인은 담화에서 “평화협정 체결문제에 대해 말한다면 그것은 공동성명에 명기돼 있는 의무사항으로 타방에 대한 어느 일방의 선사품이 아니다”라면서도 “핵문제와 같은 중대한 문제를 논의하자고 하면서도 당사자와 마주앉는 것조차 꺼린다면 언제가도 문제해결의 방도를 찾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대변인은 “미국은 당사자인 우리와 마주앉아 논의하려 것이 아니라 3자를 통해 자기 의사를 전달해 문제해결에 도움은 커녕 혼란만을 더해주고 있다”고 밝혀 정확한 의사소통을 위해서라도 양자 직접대화가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따라서 북한은 이번 담화를 통해 미국이 정책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만큼 북미 양자대화를 통해서 직접 설명을 듣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북한이 담화에서 6자회담 재개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해온 금융제재 해제를 직접 연계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다소간의 변화가 느껴진다.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이 금융패권을 휘두르며 제재로 우리의 선(先)핵포기를 실현해 보려는 것은 허황한 망상”이라며 “우리는 미국이 빼앗아간 돈은 꼭 계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전히 금융제재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고는 있지만 금융제재가 풀려야만 6자회담에 나갈 수 있다는 식의 고리를 걸지는 않았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와 관련,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그동안 남한과 중국 등으로부터 6자회담 재개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었고 재개 필요성을 잘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며 “힐 차관보의 방북으로 분위기를 만들어 6자회담에 참가하겠다는 의지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미국이 과연 6자회담 수석대표인 힐 차관보의 방북 가능성이다.

작년 11월 제5차 6자회담 후에도 북한은 힐 차관보의 평양 초청을 추진했으나 영변 원자로의 가동 중단을 요구하는 미국내 강경세력의 반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여기에다 지난 4월 도쿄에서 열린 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에서도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북.미 양자접촉에 공을 들였지만 미국이 조건없는 회담 복귀를 요구하는 바람에 무산됐었다.
따라서 이번에 과연 미국내 강경세력이 힐 차관보의 방북을 허용할 지는 미지수다.

미국의 결단을 촉구하는 북한의 입장도 강경하다.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이 우리를 계속 적대시하면서 압박도수를 더욱더 높여나간다면 우리는 생존권과 자주권을 지키기 위하여 부득불 초강경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밝혀 ’초강경 조치’의 의미가 무엇인지 지켜볼 대목이다.

최근 들어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북한의 입장에서 이번 담화가 다음 단계의 강경한 조치로 이어질 명분 축적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도 힐 차관보의 방북에 부정적인 미국의 입장을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담화가 강경한 조치로 이어가기 위한 명분 쌓기가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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