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 군사작전시 선제타격 대응…지도부 결심하면 핵실험”

북한이 언제든 6차 핵실험이 가능한 상태라고 밝히면서 미국이 도발할 시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위협했다. 미중 정상회담 이후 미국의 대북 군사조치 및 중국의 대북 경제제재 강화 가능성 등이 제기되자, ‘제재·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는 뜻을 외무성을 통해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한성렬 북한 외무성 부상은 14일 평양에서 AP통신과 단독 인터뷰를 하고 “미국이 선택을 한다면 우리는 전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성렬은 “미국이 무모한 군사작전을 한다면 우리는 DPRK(북한)의 선제타격으로 대응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미 강력한 핵 억지력을 보유하고 있어 미국의 선제타격에 직면해 팔짱을 끼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성렬은 특히 북한은 핵무기 프로그램 개발을 계속하겠다면서, 김정은이 원할 때 언제든 6차 핵실험을 할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그는 “(핵실험은) 우리 최고지도부에서 결심할 문제”라면서 “최고지도부에서 결심하는 때, 또 결심하는 장소에서 핵실험이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북한의 추가 도발 자제를 경고하고 중국의 협조를 촉구하는 데 대해서도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한성렬은 “지금 트럼프 행정부의 대조선(대북) 정책은 역대 행정부의 대조선 정책에 비교해 볼 때도 더 악랄하고 더 호전적으로 보인다”면서 “트럼프는 우리가 문제를 일으킨다 표현한 것 같은데 지금 문제를 일으키고 만드는 것은 미국이지 우리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지도부 제거 작전 등 군사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들과 관련, “미국의 적대적인 정책에 대한 북한의 입장은 단호하고 명쾌하다”면서 “미국으로부터 어떤 것이 오더라도 우리는 대처할 것이고 잘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SNS(사회관계망) 트위터를 통해 북한을 언급하는 데 대해서도 “북한과 미국·동맹국 사이의 긴장으로 한반도의 현재 상황이 악순환(vicious cycle) 상태에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북한은 문젯거리를 찾고 있다” “북한은 수년간 미국을 갖고 놀았다” 등의 글을 올리며 북한을 비난한 바 있다.

이처럼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는 가운데 북한 외무성 부상이 직접 나서 대미 경고 메시지를 던지면서, 북한의 6차 핵실험 시나리오가 현실화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북한 외무성은 지난해 9월 7일 유엔 안보리가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언론성명을 내자, 대변인 명의로 “핵 무력강화의 기적적인 성과들을 계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그러고 나서 이틀 뒤인 9일 북한은 5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한편 한성렬이 외신과 인터뷰를 한 당일 미 백악관 외교 당국자도 기자들과 만나 “미국은 이미 북한에 대해 군사 옵션을 평가 중”이라고 밝히며 대북 압박 고삐를 한층 당겼다. 그는 북한이 추가 핵실험에 나설 것 같냐는 질문들에 “가능성이 있다”고 답하면서 이제까지 북한이 김일성 생일에 대규모 열병식을 하고 무기를 선보여 왔다고 지적했다.

이 당국자는 “(북핵 위협은) 불행하게도 놀라운 새 소식이 아니다”면서 “(김정은은) 이 프로그램을 계속 개발하고, 계속 동해로 미사일을 발사한다. 이 정권에서는 ‘만약’이 아니라 ‘언제’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핵 위협에서 보듯이 진화하는 안보 과제에 직면한 상황에서 우리는 안보 동맹에 완전히 전념한다”면서 “우리는 북한의 탄도 미사일과 핵 프로그램 개발 문제를 한국과 상의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와 관련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내주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동맹국들을 순차적으로 방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