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 강경책 쓰면 대응책 선택 불가피”

북한이 ‘10.3합의’ 이행을 미루면서 미국의 부시 행정부와 정치권 안팎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선전매체가 이를 경고하고 나서 주목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8일 “미 강경보수세력들이 대화와 협상을 반대하며 강경일변도 정책으로 나온다면 지금까지 대화를 통해 이룩된 모든 것이 순간에 하늘로 날아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강경일변도는 백해무익하다’ 제하의 개인필명 논평을 통해 “미 강경보수세력들은 우리나라(북)가 부시 행정부 임기가 끝날 때까지 핵계획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핵문제와 관련한 협상을 종결해야 한다는 잡소리를 치고 있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이어 “협상에 (북한의) 인권문제도 올려놓아 우리에 대한 압력공간을 넓혀 나가야 한다고 떠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척 그래슬리, 샘 브라운백 등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6명이 지난 1일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북한의 완전하고 정확한 핵신고 이전에는 테러지원국 해제를 하지 말라고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제이 레프코위츠 미 북한인권특사는 지난달 17일 “북한은 1년 후 부시 행정부가 끝날 때까지 현재의 핵 지위를 유지하려고 할 것”이라며 “북한과의 협상에서 북핵과 같은 안보문제를 인권, 경제지원 문제와 연계시킬 것”을 주장한 바 있다.

노동신문은 “지난 시기에 있은 두 차례의 조선반도 핵위기 사태가 보여준 것처럼 대화를 떠난 힘의 정책 추구는 문제 해결이 아니라 폭발적인 위기만을 몰아왔을 뿐”이라며 “미 호전세력들이 계속 강경일변도로 나온다면 부득불 그에 대응한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강경보수세력들이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끝끝내 반대하며 조선반도 정세와 조미관계를 최악의 상태로 이끌어가는 경우 지금까지 공든 탑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으며 그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이 지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북한이 이 같이 주장하고 나선 것은 북핵 6자회담의 교착상태가 장기화되어 가는 상황에서 미국을 비롯한 국제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는 ‘10.3 합의’에서 약속한 불능화와 핵신고 시한을 40여일 가까이 넘긴 상황에서 그 책임을 놓고 북측은 6자회담 관련국들이 ‘행동 대 행동’ 원칙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책임을 전가시키고 있지만, 설득력이 그리 높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개발 의혹과 관련한 신고를 놓고도 미국이 그리 호락호락 넘어가려 하지 않는 모습을 확인하면서, 부시 행정부의 혹시도 모를 대북 강경책으로의 노선 선회를 사전 경계하려는 의지의 표현으로도 해석된다.

“미 강경보수세력들의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 추구는 우리 군대와 인민의 반미의식을 100배 높여주는 촉매제가 될 뿐”이라고 경고하고 나선 것도 이 같은 해석에 힘을 더한다. 즉 미국이 섣불리 대북 강경책을 취할 경우 북한은 ‘벼랑끝 전술’로 대응하겠다는 것.

이어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속내를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이 입장은 조선반도의 긴장완화와 평화보장을 위한 것이지 결코 나약성의 표현이 아니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한편, “미국.일본.호주가 미사일방어(MD)체제 수립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며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이 아니라 강경고압정책으로 우리나라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조선반도 비핵화 과정을 파괴해 사태를 6자회담 이전으로 되돌려 세우려는 반평화적 행위”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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