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차기정부 출범 맞춰 도발적 조치 예상”

지난 26일 미국의 테러지원국 해제 지연을 이유로 영변 핵시설 불능화 조치 중단을 선언한 북한이 미국 차기 행정부 출범에 맞춰 도발적인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남북협력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28일 발표한 ‘북한 불능화 조치 중단 선언의 배경과 향후 전망’이란 제하의 분석글에서 북한의 향후 대응에 대해 “2009년 차기 미국 정부 출범 시기에 미국의 관심을 유발하기 위해 조금 도발적인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26일 외무성 성명은 북한이 불능화 과정 중단 선언을 한 것으로, 앞으로 한 두 차례 조금 더 과격한 성명이 나올 수 있다”며 “미국의 새 대통령이 확정된 이후인 내년 봄쯤에 북한 문제에 대해 관심을 유도하는 보다 강력하고 구체적인 협박조 성명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박 연구위원은 현재의 교착국면에 대해 “북한이나 미국이나 2단계 비핵화 협상의 난관을 돌파하고자 하는 정치적 의지가 약화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검증문제에 관해 미국이나 북한이나 서로 견해차가 클 수 있다는 것을 예측은 하고 있었을 것으로 봐야 한다”며, 그러나 “문제가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은 북한과 미국이 검증 문제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생각했다는데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상황은 시간적으로나 정치적 의지의 측면에서나 타협 전망이 밝지 않다”며 “임기말 정부인 부시 행정부에게는 이 복잡한 문제를 풀어갈 만한 시간적 여유나 정치적 의지, 자산도 없기 때문에 원칙적 입장만 제시한 채로 적절한 선에서 봉합상태로 두는 방안도 고려함직하다”고 예상했다.

통일연구원 조민 통일정책연구실장도 동 분석글에서 “검증과 관련한 북한과의 근본적인 입장의 차이, 북한의 여전한 테러지원 활동, 대북유화정책을 비판하는 맥케인 공화당 대통령 후보의 선거전 상황 등은 미국 내부에서 북한에 대한 원칙적 입장을 강조하는 견해가 득세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요 근래 1~2개월 사이 북핵 문제를 둘러싼 미국 조야의 물밑 역학 구도는 다시 딕 체니 부통령이 주도하는 강경 라인이 득세한 시간이었다”며, 그런 점에서 “라이스-힐로 이어지는 대북 협상팀의 역할은 거의 한계에 봉착한 모습이며, 부시 대통령마저 명단 해제 문제에 보다 신중한 입장으로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지금 테러명단 해제를 비롯한 북미 협상의 진전 여부는 라이스, 힐의 손을 떠난 상태로 여겨진다”며 “앞으로 9~10월 북미 협상 문제는 맥케인 선거캠프의 판단과 역할에 달려있다”고 전망했다.

조 실장은 또한 “맥케인 캠프는 검증 문제에 결코 유화적 입장을 취하지 않을 것이고, 그러한 유화적 입장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할 것”이라며, 따라서 “북미 핵협상은 북한이 검증 프로토콜에 합의해 국제적 규범에 부응하는 검증 수용 결단을 내리지 않는 한, 현 단계 협상국면이 차기 정부 출범까지 봉합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