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에 잇단 양자회담 공세

북한이 미국에 대해 잇따라 양자회담을 요구하고 나서 주목된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27일 ‘판문점, 조미협상탁(탁자)은 남아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이 2007년 미국에 제의했던 북미 고위군사회담 제안에 대해 북한군 ‘판문점대표부 관계자’가 “지금도 유효하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시 북한은 판문점대표부 대표 이름으로 담화를 발표,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전보장과 관련한 문제들을 토의하기 위해 쌍방이 합의하는 임의의 장소에서 유엔 대표도 같이 참가하는 조(북).미 군부사이의 회담”을 제의했었다.

조선신보는 이날 “(북한군이) 정전협정의 구속을 받지 않겠다고 단호한 군사적 대응을 예고하면서도 조선군대의 평화지향은 변함없다”고 ‘평화지향’을 강조하면서 북미 군사회담 제안의 유효성을 상기시켰다.

이러한 조선신보의 보도는 최근 북한이 미국에 ‘공세’ 수준으로 양자회담 개최를 잇따라 타진.요구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신선호 대사는 24일(현지시간)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자청, “우리는 대화에 반대하지 않는다”면서 “공동의 관심사에 대한 어떤 협상도 반대하지 않는다”고 북미간 양자대화 용의를 밝혔다.

그는 미국과의 대화 단절이 “우리 때문이 아니다”면서 “우리는 언제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가했던 북한 대표단의 리흥식 외무성 군축국장도 23일 기자회견에서 “포괄적 패키지는 말도 안된다”며 미국측의 제안을 일축하면서도 “미국과의 대화는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었다.

그는 “하지만 속에 칼을 품고 있는데 대화를 할 수는 없다”면서 “미국이 우리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먼저 포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북한의 이러한 잇단 북미 양자회담 언급은 북한과 미국이 최근 뉴욕 채널을 통해 북한에 억류된 여기자들 석방문제와 핵문제 협상 재개문제 등에 관해 대화를 하고 있는 가운데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미국측은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뿐 아니라 미사일, 인권문제를 포괄하는 협상 의사를 피력하고 있는 데 비해 북한은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 폐기 등을 강조하는 등 의제를 놓고 입장이 갈리고 있으나 양측 모두 대화에 적극적이라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양측이 여기자 2명의 신병처리 문제를 놓고 우선 양자대화를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하고 있다.

한편 이날 조선신보는 북한군 판문점대표부가 북미간 대립이 고조되던 지난 5월27일 성명을 통해 “우리 군대도 더 이상 정전협정의 구속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판문점대표부 관계자가 “상대방이 우리를 공격하거나 침범할 경우 정당방위로서 군사적 행동을 벌이겠다는 의미”라고 선을 그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대남, 대미 군사도발을 능동적으로 준비한다는 뜻은 아니라는 뒤늦은 해명인 셈이다.

이 신문은 “조선은 지금 전쟁방지를 위한 동원태세를 갖추고 있으며, 항구적인 평화보장을 지향하고 있다”며 “군사분계선, 판문점의 북측지역에 대결을 고취하거나 부추기는 언동은 없다”고 말하고 “해외동포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연일 이곳을 찾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거듭 북한의 강경태도가 곧 도발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미국은 조선이 취한 강경자세를 왜곡하고 있다”며 북한의 군사도발과 우발적 무력충돌 가능성에 대한 예상을 “여론을 오도”하는 것이라고 비난하고 “미국식 논리는 조선이 그 무슨 외교적 효과를 타산하여 ‘벼랑끝 전술’의 일환으로서 ‘군사적 모험’을 준비한다는 줄거리를 꾸미지만 여기엔 현실적 타당성이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신문은 북한군 판문점대표부의 관계자가 이 대표부를 “정전기구를 대신하는 평화보장 체계의 수립을 위한 조미협상탁”이라고 규정했다며,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소동의 와중에도” 북한이 판문점대표부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사실을 특기했다.

이 판문점대표부 관계자는 향후 정세 전망에 대해 “유엔 안보리의 논의에 관여한 대국들이 제재가 잘못됐다는 데 대해 인정하고 자기 행동을 어떻게 시정하는가에 관계된다”며 “우리가 굽실거리는 일은 절대로 없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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