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고농축우라늄(HEU) 이용 핵무기 제조계획을 수립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해명자료를 미국 정부에 제시하기 시작했다고 워싱턴 포스트(WP)가 10일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북한 당국이 핵활동 상황을 올해말까지 신고하기 위한 준비 과정의 하나로 미국 실무 전문가들이 우라늄 문제에 관련된 시설이나 문서를 직접 볼 수 있게 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미 정부의 고위 관리는 전날 WP와의 인터뷰에서 “그들(북한)이 몇가지를 보여줬고 검토하고 있다”며 “몇가지 해명은 맞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지만 다른 일부는 확대 해석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WP는 또 “북한은 몇가지 재료를 사들인 것이 우라늄 농축을 위한게 아니었음을 증명할 준비가 돼 있다”는 한국 고위 관리의 말도 전했다.
이 관리는 “과거에 북한은 단지 ‘아니다’라고만 말했지만 이제는 우리들에게 확신을 주려 시도하고 있다”며 북한이 뚜렷한 태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북한이 우라늄을 이용한 핵무기 개발 의사가 없었음을 증명한다면 미 정부의 정보조직은 물론 조지 부시 행정부의 신뢰도에도 타격을 줄 전망이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지난 2002년 미 정보기관들이 북한의 우라늄 농축계획 추진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같은해 11월 부시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이런 내용을 언급한 뒤 북한이 농축우라늄으로 핵무기를 만들려 한다는 의혹은 계속돼 왔다.
미 과학ㆍ국제안보연구소(ISIS)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은 WP를 통해 무기급 우라늄 제조에 필수적인 대규모 원심분리기 제조 시도가 북한에서 이뤄졌다는 주장에 결함이 있으며, 북한이 수입한 알루미늄관에 재가공 흔적이 없다면 농축우라늄을 이용한 핵개발 의혹에 대한 반박 근거로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그들(북한)이 우라늄 농축에 전혀 관심을 갖지 않았었다고 주장한다면 큰 실수를 하는 것은 물론 상당한 문제가 될 것”이라는 의견을 보였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