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에 군사.정치적 해결책 제시 가능성”

북한은 핵검증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방북했던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에게 핵문제의 현 교착상태를 타개할 수 있는 “대범하고 획기적인 해결책”을 제시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부시 미 행정부가 “적극 호응한다면 상황 타개의 돌파구가 열려 조선반도(한반도) 정세는 크게 호전될 수 있다”고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가 6일 주장했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이 신문은 ‘부시 정권에 제공된 마지막 기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이 이번에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방도를 전하고 이와 관련한 ‘최후통첩’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말하고 그럼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조선(북한)이 6자구도에 더 이상 집착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대범하고 획기적인 해결책’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으나, 핵신고검증 문제는 “단순한 기술실무 문제가 아니다”고 전제하고, 현재의 북미 대립은 “핵문제가 본질적으로 조선반도와 동북아시아의 안전보장에 관한 문제라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는 조미(북미)가 적대관계 청산의 이정표를 세워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말은 힐 차관보의 방북 후 북한이 미국에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와 북미간 고위급군사회담을 역제의했을 것이라는 관측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신문은 힐 차관보가 이번 방북에서 리찬복 북한군 판문점대표부 대표를 만난 사실과 북한이 지난해 7월 한반도 평화와 안전보장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북.미 고위군사회담을 열자고 제안한 사실, 남북 동시 상호사찰을 주장했던 지난 8월26일자 외무성 대변인 성명을 특기했다.

신문은 북한과 미국이 “기술적으로는 의연히 전쟁상태”인 점을 지적하고 “조선반도에서 전쟁상태가 지속되는데 조선이 핵무기를 스스로 버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원래 핵문제를 해결하려면 군사문제 논의는 불가피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신문은 이번에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6자구도는 붕괴의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북한의 6자회담 합의의 파기와 6자회담 자체의 포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신문은 특히 북한으로선 “미국의 정책전환에 대한 아무런 담보없이 속수무책으로 ‘후임자’의 등장을 기다릴 수는 없다”며 “정책적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도 조선은 현존 핵계획을 6자회담 합의 이전의 상태로 되돌리고 ‘핵억제력’ 강화의 조건을 갖추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그렇게 되면 미국의 다음 정권은 처음부터 어려운 난제를 안게 된다”고 말해 현재 공화, 민주 양당 대통령 후보 진영에도 부시 행정부의 대북 협상을 지지하라는 압박을 시도했다.

신문은 “조선 측이 이번에 미 국무성 차관보를 불러들인 것은 그동안의 외교적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것을 바라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신호”이며 북한은 “이번에 외교창구와 군대가 한 목소리로 미국측에 마지막 기회를 제공했다”고 주장했으나, 미국측 답변의 시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신문은 현재 북미간 대립 쟁점인 검증 문제는 “기술론이나 실무협상으로 해소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해 미국이 말하는 검증의 형식과 방법의 유연화로는 해결될 수 없다는 북한측 입장을 대변했다.

이어 신문은 “검증문제는 군대가 큰 관심을 돌리는 사안인 만큼 그에 대한 접근방식은 교전상태에 있는 조미관계의 현실에 입각한 고도의 정치적 판단을 요구한다”고 검증의 군사적.정치적 성격을 강조했다.

6자회담 붕괴론과 관련, 신문은 미국이 “막바지에 이르러 ‘국제적 기준’에 따르는 검증이라는 논리로 조선측이 일방적으로 움직일 것을 요구”함으로써 북한은 “미국이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지 않으며 그 속셈은 6자구도를 교전 일방의 핵무장 해제를 위한 공간으로 이용하려는 데 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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