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식량지원거부 워싱턴 시각

북한이 미국에 대해 식량 추가지원 거부라는 또 하나의 강공수를 꺼내 들었다.

이 카드는 북한의 로켓발사 문제를 놓고 북미 양국은 물론 한국과 일본 등 주변국들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에 의해 전격 제기돼 북한의 의도에 대해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 국무부는 17일 “북한은 현재 추가적인 미국 식량지원을 받기를 원치 않는다는 뜻을 미국에 통보했다”면서 미국은 북한이 인도적인 지원을 거부한 데 매우 실망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로버트 우드 국무부 부대변인은 북한의 통보 방식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거론을 하지 않았지만, 미국이 북한 측 인사로부터 이 사실을 전달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워싱턴의 대북전문가들은 북핵 6자회담의 합의사항 의무 이행 여부와 연계시키지 않는 미국의 대북 식량 지원을 북한이 거부한 것을 그동안 협상과정에서 보여줬던 북한 특유의 `벼랑 끝 전술’의 일환이며 미국에 대한 일종의 외교적 선제공격으로 분석했다.

북한의 미국 추가식량 지원 거부 의사표시는 한미합동군사훈련인 `키리졸브’에 맞선 로켓발사 시험 일정발표, 북한 영공 통과 남한 민항기 안전위협, 잇따른 개성공단 통행차단,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 제의 거부에 뒤이어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또 북한이 식량 배급지원과 모니터링 활동을 하고 있는 미국의 비정부기구(NGO) 관계자들에게 오는 5월말까지 북한에서 철수해줄 것을 요구했다는 말까지 공공연히 나돌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이들은 보고 있다.

북한이 자신들이 공언한 대로 내달초 로켓을 발사하면 유엔이 미국 등과 공조해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위반을 이유로 제재에 나설 것에 대비해 미리 선제공세에 나섰다는 것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이처럼 점점 공세 수위를 높이는 전술은 북한이 그동안 여러 차례 써온 일시에 공세를 쏟아내는 전술이다.

우드 부대변인은 이날 NGO관계자 철수시한 통보에 대해서는 북한 측에 물어보는 게 좋겠다며 언급을 회피했다.

또 북한이 미국의 인도적인 식량 지원을 거부하고 나선 시점이 핵시설 불능화 작업의 속도를 다시 늦추고 있는 시기와 일치한다는 점에서 최근 잇단 북한의 공세를 미국과의 추후 협상에서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노림수라는 분석을 대북전문가들은 내놓고 있다.

북한이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가 처한 출범 초기의 어려운 상황을 최대한 자신들에게 유리한 국면으로 이용하려고 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가 대공황 이후 최대 경제위기와 이란 핵문제와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등 숱한 난제로 북한 문제에 신경을 쓸 겨를조차 없는 틈을 타 로켓 발사실험을 통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판매와 기술이전 문제에 따른 국제적인 안보위기를 조장, 미국과 별도의 미사일 회담을 열고 또 핵폐기회담을 핵군축 회담으로 몰고 가려고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북미대화와 6자회담을 통해 북한의 이런 전술과 노림수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미국이 북한의 의도대로 움직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는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과 협상을 통해 핵문제를 풀어가겠다는 원칙을 천명하고 있지만, 출범초기부터 북한의 의도대로 끌려가는 모습을 보이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북한 전문가들이 그동안 북한이 오바마 대통령을 초기에 시험하려고 할 것이라는 여러 차례 지적해왔다는 점도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마냥 유화적으로만 다가설 수 없게 하는 제약요인이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