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독립기념일 선물할까

방코 델타 아시아(BDA) 문제가 풀리고 북한의 ‘2.13합의’ 이행과 북미관계 진전이 빠르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화해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한 새로운 조치를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은 북핵 긴장이 높아가던 지난해 미사일 실험 발사 ‘축포’로 미국의 독립기념일에 미국을 자극, 긴장을 더욱 높였었다.

북한은 핵실험도 노동당 창건 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실시하는 등 내외의 주요 사건과 기념일에 맞춰 행동하는 패턴을 보여왔다.

이틀 뒤인 4일은 미국의 독립기념일이고 6일은 조지 부시 대통령의 61회 생일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조지 부시 행정부가 대북정책을 강경에서 포용으로 전환하면서 북.미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지난해와는 반대 효과를 노려 의표를 찌르는 선물을 준비하고 있을 수도 있다.

북한은 지난해 BDA 문제가 불거지면서 6자회담이 열리지 못하고 9.19공동성명 이행이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부시 행정부의 무시전략에 맞서 미국의 독립기념일에 맞춰 장거리미사일을 포함해 각종 미사일 8발을 발사했었다.

당시 미 정부와 언론은 북한이 특히 독립기념일을 겨냥한 사실에 격앙된 반응을 보이면서, 미국 여론은 급속히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실감하는 쪽으로 쏠렸고, 대내적으론 부시 행정부의 미사일방어계획(MD) 추진이 크게 힘을 받았고, 대외적으론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 제재 결의가 이뤄졌다.

북한은 내부 ‘교양사업’을 통해 “미국의 독립기념일에 미사일을 쏘자 미국이 놀라서 허둥지둥했다”는 식으로 주민들에게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올해는 작년과 정반대의 정세가 한반도에 조성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달 21일 방북했던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미국의 독립기념일에 맞춰 북한이 긍정적인 조치를 취하기를 희망하는 입장을 피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 북핵 정세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대표단의 방북 이후 이사회 일정 등을 감안할 때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쇄는 내주 후반께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이 미국에 독립기념일 ‘선물’을 할 의사가 있다면, IAEA 사찰단의 입북 이전에 스스로 영변 핵시설의 가동을 중단함으로써 국제사회에 핵포기 의사를 분명히 하는 것 정도를 생각해볼 수 있다.

올리 하이노넨 IAEA 사무부총장은 지난달 29일 영변 핵시설을 둘러본 뒤 이 시설들이 여전히 가동중이라고 확인했다.

그동안 딕 체니 부통령을 비롯한 미국의 대북 강경파가 힐 차관보 방북의 전제조건으로 영변 핵시설의 가동 중단을 요구해온 점으로 미뤄볼 때, 북한이 이 시설의 가동을 자발적으로 중단한다면 북미 관계 개선을 비롯한 북미간 양자협의에 윤활유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한 대북 관측통이 2일 말했다.

북한이 핵시설의 가동을 ‘조기’ 중단한다면,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힐 차관보 등 미국내 대북협상파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공식성명 등을 통해 재천명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지만, 행동이 담겨 있지 않다는 점에서 효과는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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