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기자들 적대행위 확정, 기소 준비”

북한이 억류중인 미국 여기자 2명에게 불법입국 및 적대행위 혐의를 적용, 기소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내 법 진행절차와 ‘대포동2호’발사 등과 맞물려 이번 여기자 억류 사태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31일 억류중인 미국 여기자들에 대한 북한 당국의 중간 조사결과를 소개하며, “증거자료들과 본인들의 진술을 통하여 불법입국과 적대행위 혐의가 확정됐다”고 보도했다.

북한 형법에서는 조선민족적대죄와 관련, “다른 나라 사람이 조선 민족을 적대시할 목적으로 조선 사람의 인신, 재산을 침해하였거나 민족적 불화를 일으킨 경우에는 5년 이상 10년 이하의 로동(노동)교화형에 처한다. 정상이 무거운 경우에는 10년 이상의 로동교화형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사실상 간첩혐의와 같은 중범죄에 해당한다.

북한 당국은 두 여기자가 중국에서 탈북자 지원 및 북한 인권 침해 행위를 조사한 것을 문제 삼아 조선민족적대죄를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통신은 이어 “해당기관은 조사를 계속하는 한편 이미 확정된 혐의들에 근거하여 재판에 기소할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조사과정 영사접촉, 대우 등은 유관 국제법들에 부합되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미 국무부는 북한에 억류중인 여기자들을 평양주재 스웨덴 외교관을 통해 면담했다고 30일 밝혔다. 고든 두기드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지난 주말에 스웨덴 대사관의 한 외교관이 기자들을 개별적으로 만났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이들 기자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억류된 여기자들이 평양인근의 국가안전보위부와 인민군 보위사령부의 직접 조사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어디에 억류돼 있는지는 모른다”고 답했다.

현재 미 국무부는 이 같은 북한의 발표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내부 의견조율을 거쳐 입장을 발표하겠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커런트TV’ 소속 한국계 유나 리와 중국계 로라 링 기자는 지난 17일 북·중 접경지대의 두만강 인근에서 탈북자 문제 등을 취재하던 도중 국경을 넘는 바람에 북한 당국에 붙잡혀 억류됐다.

북한이 이들 미국 기자들에 대해 ‘불법입국 협의’외에도 ‘적대행위 혐의’를 확정함에 따라 두 기자의 조기석방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적대행위 혐의’는 곧 ‘간첩혐의’보다 더 확정적인 혐의이기 때문이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데일리엔케이’와 통화에서 “북한이 ‘간첩혐의’보다 더 강한 ‘적대행위 혐의’로 규정했다면 반드시 기소하겠다는 것”이라며 “결국 미·북간 외교적 결과에 따르겠지만 북한은 실리와 명분을 모두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북한은 미 여기자들에 대한 적법한 절차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동시에 미국의 적대행위를 국제사회에 명명백백히 밝히면서 ‘명분’을 얻겠다는 계산”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이들을 추방하지 않은 채 기소절차를 밟기로 한 것은 임박한 ‘대포동2호’ 발사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북한이 ‘대포동2호’를 발사할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해 ‘제재’문제를 논의하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한풀 꺾을 수 있는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 교수는 “북한이 (미 여기자들에 대한 기소절차는)국내법에 따른 것이라고 하겠지만 로켓발사 전에 긴장국면을 고조시키기 방편 중 하나”라며 “로켓발사를 중지할 정도의 당근을 미국이 제시하지 않는 한 로켓발사 전에 추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결국 두 여기자의 조속한 추방절차는 미국의 태도에 달려있다”며 “기소가 확정되면 북한법에 의해 형벌이 결정될 텐데 이 과정에서 미국이 적극적으로 추방을 요청하고 경제적 보상을 해주면 북한은 외교적으로 추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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