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中 평화협정’주장…이젠 中 뒤에 숨나?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전제조건 3가지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김 상임위원장은 21일 평양에서 열린 이탈리아 의원단과의 회담에서 ‘미-중 평화협정 체결’ ‘북한 안전보장에 관한 미국과 양자협의’ ‘대북 경제제재 해제’ 등을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다.


김 상임위원장이 내세운 전제조건에서 가장 주목되는 점은 ‘미-중 평화협정’ 문제다.


휴전협정은 1953년 미국이 주도하는 유엔과 북한·중국간에 체결됐으므로, 미-중간 평화협정은 사실상 한국전쟁의 공식적인 종료을 의미한다.


따라서 ‘미-중간 평화협정’ 주장은 북핵문제의 근원을 휴전으로 인한 ‘미국 대 북한의 군사대립’으로 몰아가며 중재국의 위치를 고수하려는 중국을 ‘책임당사국’으로서 끌어들이는 한편, 핵개발과 관련된 국제사회의 비난과 해결 요구를 중국과 분담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또 ‘북한의 비가역적 조치’로 집중되고 있는 북핵문제의 기본 의제를 ‘한반도 비핵화’로 확대시킴으로써 9.19 공동성명을 비롯한 6자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했던 책임을 모면하고, 미국과 양자협상을 ‘핵군축 협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북한은 앞서 18일에도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우리가 제재 모자를 쓴 채로 6자회담에 나간다면 그 회담은 9.19공동성명에 명시된 평등한 회담이 아니라 ‘피고’와 ‘판사’의 회담으로 되고 만다”고 6자회담 복귀를 거부한 바 있다.


김 상임위원장이 이날 평화협정 당사국으로 남한을 거명하지 않으면서도 미국의 핵우산에 의한 ‘핵억지력’을 남한이 포기할 경우 비핵화를 진전시킬 의향이 있음을 강조했던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한편, 김 상임위원장은 국제사회와의 비즈니스 환경을 개선하고 싶다는 의견도 피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 의원단은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평양을 방문해 김영남 상임위원장 등과 회담한 뒤 베이징을 거쳐 귀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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