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潘총장 취임 한달 함구로 일관

북한 언론매체들은 반기문(潘基文) 유엔 사무총장이 취임한 지 한 달을 맞았음에도 취임 사실이나 동정 등에 관해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북한 언론매체들은 반 사무총장이 지난 10월 유엔 사무총장으로 공식 선출된 사실은 물론 지난해 12월14일 유엔본부에서 취임 선서식을 가진 것과 1월1일 제8대 유엔사무총장으로 임기를 시작한 데 대해서도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코피 아난 전 사무총장의 경우 지난해 12월 중순까지 매월 3∼5차례 그의 동정이나 발언 등을 보도해 왔다.

다만 외교 경로를 통해 북한의 백남순 외상이 지난해 12월31일자로 반 총장의 취임을 축하하며 많은 성과가 있길 바란다는 뜻의 취임 축하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백 외무상은 지난 3일 폐암으로 사망했다.

한편 북한은 미국의 유엔개발계획(UNDP) 대북사업 의혹 제기와 관련해 미국을 강하게 비난했지만 유엔을 대놓고 비난하거나 UNDP 의혹 제기 이후 감사를 지시한 반 총장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25일 대북지원 자금 전용 의혹을 “황당한 모략”이라고 부인하면서 “미국이 유엔기구들의 협조 문제를 악용해 반공화국 소동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UNDP는 의혹이 제기된 뒤 곧바로 대북사업에 대한 외부감사 수용과 대북 현금지급 중단 계획을 밝힌 후 제기된 의혹을 조목 조목 반박했으며 반 총장도 유엔 자금으로 지원되는 사업 전반에 대한 외부감사 필요성을 제기하는 등 의혹 확산 차단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나타냈다.

북한이 ’반기문 유엔 시대’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는 배경은 한국의 외교수장이 유엔 사무총장에 오른 사실을 북한 주민들에게 알리는 데 대한 부담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향후 유엔의 대북 관계와 관련한 ’관망적인 자세’도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유엔과 북한은 핵문제를 비롯해 인권, 대북지원 문제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연합